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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기지사님, 파주는 아직도 전쟁터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의 일환으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을 북·동부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따라 파주시를 비롯 경기북부권 지자체들이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파주바른신문이 파주시의원 13명에게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파주시로 와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10명 의원이 나름의 생각을 보내왔다. 대부분 파주가 군사시설보호법 등 각종 규제를 받아오면서도 국가 정책에 순응했던 점을 감안하면 공공기관의 파주 이전은 심사대상이 아니라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성철, 이용욱, 목진혁 의원은 공공기관 파주 유치 타당성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손배찬 의원은 ‘특별한 희생과 특별한 보상’이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도정 철학이 빛을 보려면 주민 생활이 침해당하고 있는 파주의 훈련장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인연 의원 역시 훈련장 확장이라는 국방정책에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오현리 주민들의 아픔을 ‘특별한 보상’으로 치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주바른신문은 파주의 훈련장과 그로 인한 피해, 그리고 군사시설보호법 등 각종 규제와 미군 기지촌 형성으로 폭력과 인권침해를 겪어야만 했던 고통의 세월을 1988년 창립해 파주의 현대사를 기록해온 현장사진연구소와 공동으로 5회에 걸쳐 보도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파주의 훈련장을 소개한다.
적성면과 법원읍에 걸쳐 있는 무건리훈련장은 처음 500만 평으로 조성되면서 직천초교와 일부 주민들이 오현리로 이주했다. 그리고 다시 500만 평이 더 확장돼 400년 된 마을 오현리는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임진강 건너에는 215만 평 규모의 미군 전용 ‘스토리사격장’이 있다. 이곳은 전쟁이 나기 전엔 마을과 논밭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농민들의 동의도 없이 이 땅을 미군에 공여했다. 땅 등기는 농민인데 사용은 미군이 하는 이른바 미군 공여지이다. 미군은 농민들이 땅 소유권을 주장하자 ‘미 정부 재산’이라고 쓴 팻말을 논 한복판에 세웠다. 그리고 울타리를 쳐 출입을 통제했다. 지금도 추석 성묘는 미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적성면 장좌리에도 미군 전용 공여지가 있다. 175만 평의 ‘다그마노스훈련장’은 파주시 식수 취수장 바로 위에 있다. 이곳에도 장좌리 마을이 있었는데 미군에 공여되면서 출입이 통제돼 마을 사람들이 갈곡리나 장파리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임진강 장단반도 역시 미군 사격장이었다. 포사격뿐만 아니라 조명탄과 네이팜탄 훈련 등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방부는 현재 이곳에 묻혀 있는 불발탄 등을 제거하고 있다.


 손배찬 의원의 말대로 파주는 훈련장의 폐해가 아주 심각하다.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탱크 등 차량이 사람을 치거나 농경지를 짓밟는 일은 일상이 됐다. 게다가 우리는 파주의 젖줄이라 불리는 임진강에 내려갈 수도, 만질 수도 없다. 또한 파주의 유명산인 파평산, 봉서산, 월롱산(서쪽), 고령산 꼭대기를 자유롭게 오를 수는 있는가? 심학산과 감악산을 민간인의 이름으로 오를 수 있게 된 것이 이제 고작 얼마인가? 모두 군사시설보호법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산이 있어도 오를 수 없고, 강이 있어도 발 한번 담글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우리는 국가안보라는 허울 아래 숨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한 채 이제껏 살아왔다.


 이재명 경기지사님, 파주는 아직도 국가안보를 끌어안은 전쟁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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