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해외입양인에 대한 사과문이 평화뮤지엄에 걸렸다. 그 옆에 파주시장에 당선된 손배찬 전 파주시의회 의장이 입양인의 목소리가 담긴 액자를 벽에 걸고 있다. 대통령은 “아직 우리 말도 서툰 어린 나이에 이역만리 타국의 낯선 땅에 홀로 던져졌을 해외입양인들의 불안과 고통, 혼란을 떠올리면 마음이 매우 무겁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그간 고통받은 해외입양인과 가족, 그리고 원가정에 진심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에 관계부처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입양인의 권리 보호와 인권 중심적 입양체계 확립에 만전을 기해줄 것과 해외입양인들의 뿌리 찾기를 도울 실효적 지원방안도 함께 강구해 주길 바란다.”라며 사과했다.

평화뮤지엄 벽에는 가로 14cm, 세로 22cm에 담긴 해외입양인 900명의 사연이 벽 전체를 감싸고 있다. 민주당 윤후덕 국회의원과 재외동포청장이 ‘입양인의 목소리’라는 전시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윤 의원의 눈시울이 뜨겁다. 안내문은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 900명의 해외입양인들이 자신이 겪어온 이야기를 사진과 메시지로 보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입양인들이 한국의 친가족, 그리고 한국 사회를 향해 전하고 싶은 솔직한 감정을 담고 있으며, 각자의 삶 속에서 느낀 생각과 마음을 일인칭의 목소리로 전합니다. 입양인의 목소리를 통해 해외로 보내진 입양인들의 존재를 마주하고, 그들이 품고 살아가는 마음을 진정성 있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뮤지엄은 파주 미군기지촌에서 태어난 혼혈인과 그 생모인 기지촌 여성이 재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로 엄마품동산과 함께 계획됐다. 바로 그런 의미로 900명 입양인들의 사연과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문을 평화뮤지엄에 전시한 것이다. 혹여 찾아올 수 있는 한국의 부모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그러나 파주시는 건물 공사를 이유로 철수를 요구했다. 해외입양인의 모국 방문과 부모 찾기를 지원해 온 미국의 비영리법인 미앤코리아는 입양인들에게 파주시의 이같은 방침을 전하고 공사가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진 철수했다.

그리고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됐으며, 2025년 11월 재외동포청의 엄마품동산 방문과 함께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한국, 일본, 뉴질랜드 등 입양인 900명의 사연이 담긴 ‘입양인의 목소리’가 전시됐다. 그런데 행사가 끝난 뒤 파주시는 또 다시 건물 공사를 이유로 작품 철수를 요구했다. 미앤코리아와 현장사진연구소는 애초 평화뮤지엄이 해외입양인의 부모 찾기 공간으로 계획된 만큼 파주시가 이를 지킬 것을 요구하며 거부했다. 그러나 파주시 문화예술과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문은 물론 900명의 사연, 입양인이 쓴 20여 권의 저서와 도자기 작품 등을 강제 철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파주문화원의 자료와 시민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파주문화원과 중앙도서관의 자료 등을 보존하는 수장고는 캠프하우즈 근린공원 조성 제2단계 사업인 중대본부 건물에 계획돼 있었다. 김경일 시장의 파주시 행정은 해외입양인의 공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철거된 ‘입양인의 목소리’는 평화뮤지엄 구석에 보관돼 있다.
다음 호에서는 김경일 시장이 직접 참여해 만든 해외입양인 핸드프린팅 작품이 관광과 서류창고에 있어야만 했던 사연을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