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파주시장이 자신의 인사권하에 있는 공무원 A씨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예고했다가 김 시장의 유럽 출장에 동행한 지인의 만류로 철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시장과 지인은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퇴직 공무원 A씨는 지난 14일 조리읍의 한 음식점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경일 시장님이 어느날 나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언급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대기발령을 시키려고 마음먹었는데 내가(시장) 잘 알고 있는 김 아무개 씨가 대기발령을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만류해 철회하게 됐으니 앞으로 김 아무개 씨를 만나면 고맙다고 하세요’라는 말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공무원 A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15일 일본 하다노시에 출장 중인 김경일 시장에게 “공무원 A씨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김경일 시장이 직접 이런 말을 했다. 나를 대기발령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김 아무개 씨가 그 공무원 똑똑하고 일 열심히 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 대기발령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앞으로 만나면 김 아무개 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세요.’라고 했다는데 사실 확인을 요청한다.”라는 카톡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김경일 시장은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17일 다시 “김경일 시장님 공무원 A씨의 대기발령 언급 사실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어 팩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공무원 A씨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겠습니다. 보도 후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반론권을 수용하겠습니다.”라는 카톡 문자를 보냈으나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23일 김경일 시장이 공무원 A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라고 한 김 아무개 씨에게도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카톡 문자를 보냈다. 취재진은 김경일 시장에게 보낸 질문 내용을 김 씨에게 보내 참고하도록 하는 한편 ‘김 시장에게 보낸 내용을 보면 공무원 A씨의 대기발령 문제를 김 아무개 씨와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사 문제를 김경일 시장이 김 아무개 씨에게 논의를 한 것인지, 아니면 공무원 A씨가 김 아무개 씨에게 대기발령이 되지 않도록 말을 좀 해달라고 부탁한 것인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김 아무개 씨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취재진은 24일 김 아무개 씨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이 없어 공무원 A씨의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알고 이를 바탕으로 보도하니 이후 반론이 있으면 반론권을 보장하겠다.”라는 카톡 문자를 보냈다.
김경일 시장의 대기발령 언급을 주장한 퇴직 공무원 A씨는 24일 아침 취재진에게 “며칠 전 김경일 시장님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새로 확인된 내용이 있어 알려드립니다. 시장님께서는 저를 대기발령 시키려 했다는 말을 김 아무개 씨에게만 하신 게 아니었습니다. 저의 지인들에게 이야기 하셔서 저의 잘못을 알게 하셨습니다.”라는 카톡 문자를 보내왔다.
인사문제를 둘러싼 이러한 논란이 사실이라면 김경일 시장이 인사문제를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의 지인들과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김 시장이 취임 직후 공무원들에게 “인사를 위해 줄을 대거나 청탁을 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쳐 낼 것이다.”라는 등의 인사청탁 배제를 여러 차례 경고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어서 공직사회의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