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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르포] 그냥 앉아서 죽을 순 없잖아요.

12월 23일 밤 대추벌 성노동자 싱글맘이 운정행정복지센터 옆 산등성이 길을 따라 우산도 없이 걷고 있다. 싱글맘은 체육공원 가로등 아래 핸드폰 내비를 확인한다. 고개를 갸웃거리길 수차례 반복하며 공원 끝자락에 멈춰 선다. 저 멀리 운정신도시 아파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길을 잘못들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얼어붙은 산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간 싱글맘이 한 아파트로 들어간다. 





 싱글맘은 두 아들이 있다. 대학 재학 중 지원 입대했다. 제대 후 학업을 계속하려면 돈을 벌어놔야 한다고 했다. 이것저것 가릴 형편이 아니라고 했다. “아파트는 정말 목숨 걸고 가는 거예요. 집결지는 그래도 지켜주는 사람들이 많아 안정적이지만 아파트는 단둘이 있는 거라 아무리 오래된 단골손님이라도 불안하죠. 그래도 그냥 앉아서 죽을 순 없잖아요.” 
 
 싱글맘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선포에 항의하는 2023년 3월 23일 파주시청 집회에서 ‘우리를 주택가로 내몰지 말아라!’는 손피켓을 들었다. 강제로 내쫓으면 길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결국 그 손피켓이 현실이 됐다. 싱글맘은 아파트만 가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운정신도시의 즉석 성매매 ‘쓰리노(3NO)’에서 일한다고 했다. 쓰리노는 ‘옷, 속옷, 스타킹이 없다’는 용어로 업계에서 통용된다. 




 싱글맘 휴대폰에는 성매수자 500여 명의 연락처가 있다. 그중 30여 명이 단골손님이다. 파주시와 경찰의 성매수자 차단 활동으로 집결지 출입이 불편해지자 밖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다. 성매매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싱글맘은 주말에 성매수자와 1박2일 여행을 떠난다. 현금 150~200만 원을 받는다. 이는 현재 집결지에서 살고 있는 성노동자 대부분이 하고 있다. 



  또다른 성노동자는 현재 서울 영등포 성매매집결지에서 일하고 있다. 이 성노동자는 파주시청 앞에서 자필 사연을 읽었다. “제가 연풍리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다섯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콜중독자 남편의 폭력으로 애들까지 뺏긴 채 맨몸으로 집을 나와 음독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실어증이 오고 남편은 엄마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찾아왔습니다. 현재 저는 다섯 식구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입니다. 언니는 장애가 있어 사회생활을 전혀 할 수가 없고 부모님 모두 암환자입니다.”라고 생계대책을 호소했다.       
 
 현재 대추벌 성매매집결지에서 생활하며 서울 영등포로 출근하고 있는 성노동자는 약 20여 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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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벌생존권대책위 ‘반김 의원’과 간담회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성노동자와 업주, 생활노동자, 상인 등으로 구성된 ‘대추벌생존권대책위(공동대표 권정덕, 최부효)’는 31일 파주시의회 의원회관(3층) 회의실에서 이른바 ‘반김 의원’으로 불리는 최유각, 박은주, 손성익, 이혜정, 최창호, 이익선, 이진아 의원 등 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권정덕 공동대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우리들을 이렇게 만나줘서 고맙다. 우리는 시의원님들이 만나준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는다. 이재명 대통령님은 ‘법에도 눈물이 있다’며 집결지 사람들과 소통을 주문했지만 김경일 시장은 범법자하고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이젠 우리가 더 물러설 곳이 없어 대책위를 만들어 의원님들께 호소하러 왔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움말을 주시면 고맙겠다.”라고 말했다. 박은주 의원은 “너무 자신들을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파주의 성산업은 어떤 개인의 일탈로 형성됐다기보다 한국전쟁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파주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그에 따른 달러벌이와 병사들의 성욕 해소가 맞물려 대규모 성산업이 파주 용주골을 비롯 곳곳에 자리잡았기 때문에 국가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성매매집결지 해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