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기지촌에서 태어나 해외 입양된 혼혈인 7명이 3일 파주경찰서를 방문해 엄마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한국말을 거의 못 하는 이들에게 통역 직원을 배치하고 붐비는 민원실 대신 별도의 사무실로 안내해 김은주 민원실장이 접수에 필요한 자료를 직접 챙겨주는 등 따뜻하게 맞이했다.
경찰은 전날 혼혈입양인들이 생모를 찾기 위해 경찰서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담당 직원이 경찰서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들을 민원실로 안내하기도 했다.
혼혈입양인들은 파주시의회 손배찬 의장과 안소희, 박은주 의원을 면담하고 시의회가 엄마 찾기에 나서 줄 것을 부탁했다. 손배찬 의장은 “어린 나이에 해외로 입양돼 적지 않은 외로움이 있었을 것인데 이렇게 모국을 잊지 않고 찾아와 고마운 마음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에게 여러분의 사연을 전달해 어머니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위로했다.
이날 혼혈입양인들은 광탄, 법원, 파주, 문산 등 자신이 태어난 마을 경로당을 찾아 입양 서류에 적혀 있는 어머니 이름을 어른들에게 수소문했다. 이 중 1970년 문산읍 운천3리에서 흑인 혼혈로 태어나 다음 해인 1971년 7월 덴마크로 입양된 황명희 씨가 자신을 키워준 유모 박 아무개 씨를 만나 어머니 소식을 듣는 등 상봉의 기대가 높아졌다. 황 씨의 어머니는 1946년생으로 1967년 5월 당시 ‘유엔클럽’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국을 찾은 해외입양인들은 “우리를 버린 국가기관인 파주경찰서와 파주시의회가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는데 기대 이상의 환대를 받아 정말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들은 1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리는 미군 기지촌 콘퍼런스와 12일 조리읍 봉일천 반환 미군부대 캠프 하우즈에 조성된 ‘엄마 품 동산’ 준공기념식에 참석한 후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