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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성매매집결지 감시카메라 설치에 수백여 명 동원… 종사자 4시간 대치

파주시가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안에 감시용 카메라 설치를 위해 행정공무원을 비롯 경찰, 북파공작원 등 수백여 명을 동원해 집결지 종사자들과 4시간여 대치 끝에 철수했다. 이를 두고 행정력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아침. 성매매집결지 종사자들이 정화위원회 간판이 달린 회의실에 모여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종사자들은 목에 채증용 소형카메라를 걸고 팔짱을 낀 후 집결지 양쪽 입구를 향해 이동했다. 감시카메라 설치 차량 진입을 몸으로 막기 위해서다. 메가폰 사이렌이 울리고, 파주경찰서 정보관들이 무전을 주고받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잠시 후 양쪽 입구에 연좌한 종사자들 앞으로 파주시청 이승욱 복지정책국장이 나타나 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다. 



 종사자들은 감시카메라 설치는 인권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승욱 국장은 파주시가 조례를 만들어 2년간 4,400만 원을 자활기금으로 지급할 생각이라며 종사자들을 설득했다. 자작나무회 한 아무개 대표는 ‘우리가 24개월 할부로 매달 183만 원씩을 공무원에게 줄 테니 그 돈으로 아이들 키우고 교육시켜 보라.’며 파주시의 자활대책 프로그램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또 ‘그 조례는 자활대책이 아니라 우리들 발목에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주시는 감시카메라가 회전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종사자들이 거주하는 쪽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수자를 감시하는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나 종사자들은 ‘감시카메라가 마을 안에 설치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집결지 입구에서 대치를 하던 파주시는 오후 1시께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집결지 옆 농경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연풍리 주민 안 아무개 씨가 종사자와 경찰, 파주시 공무원, 제복 차림의 북파공작원 등 수백여 명이 좁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에 반발해 자신의 1톤 트럭으로 항의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연풍리에서 이장을 했던 한 주민은 “그까짓 카메라 한 대 매달기를 무슨 경찰 기동대에, 공무원에 북파공작원까지 나와서 난리를 피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여기 마을에서 평생을 살고 있지만 집결지 때문에 불편한 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어차피 재개발이 시작되면 다 나갈  텐데 왜 이렇게 수백 명씩이나 나와서 동네를 들쑤셔놓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과도한 행정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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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사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페쇄를 위한 여행길 걷기 행사가 30일 진행됐다. 참가자 대부분이 공무원이다. 참가자와 집결지 종사자들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 기동대가 땡볕에 열을 지어 서 있다. 검은 옷에 모자를 눌러 쓴 성노동자와 여성단체 회원들도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모두 고생이다. 경찰 무전기로 용주골 문화극장에 모여 있던 여행길 참가자 소식이 들려온다. 80명이 이동했다는 연락이다. 경찰 기동대 발소리와 함께 성노동자와 업주들도 긴장하기 시작한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갈곡천 연풍교를 지나는 모습이 가림막 틈 사이로 보인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집결지 안으로 들어온다. 참가자들은 “김경일 파주시장 때문에 연풍리 1-3구역 재개발의 희망이 무산됐다.”라는 내용의 펼침막 20여 개가 걸려 있는 길을 따라 걷는다. 참가자들은 성노동자 대기실인 유리방을 힐끗힐끗 들여다본다. 한 참가자는 유리방 안에 있는 빨간색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에 앉아 있는 건가 봐.”라며 호기심에 찬 손짓을 한다. 갈곡천 콘크리트 제방과 집결지 건물 사이의 그늘막을 벗어나자 한 참가자가 양산을 꺼내 쓰고 성노동자들을 구경하듯 쳐다보며 걷는다. 그러자 한 여성단체 활동가가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