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23년 김경일 시장이 해외입양인들과 파주 조리읍의 반환 미군부대 캠프하우즈에 조성된 ‘엄마품동산’에서 손도장(핸드프린팅)을 찍는 모습이다. 김 시장은 이날 해외입양인들과 사뭇 진지하면서도 다정한 모습으로 평화뮤지엄 벽에 설치할 핸드프린팅을 함께 했다.
파주시가 준비한 이 행사는 매년 ‘엄마품동산’을 방문하는 해외입양인들의 핸드프린팅을 액자로 제작해 평화뮤지엄에 전시하기 위한 것으로, 2023년 6월 9일 ‘엄마품동산’을 찾은 해외입양인들과 김경일 파주시장이 함께 핸드프린팅에 참여했다. 이날 핸드프린팅 액자 50개가 만들어졌으나 이후 ‘엄마품동산’을 찾은 해외입양인들의 핸드프린팅 행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현재 핸드프린팅 액자는 파주시청 관광과 창고에 보관돼 있다. 취재진이 담당부서에 향후 활용 계획을 물었으나 난감한 입장이다.
핸드프린팅 액자를 전시할 계획이었던 평화뮤지엄은 미군 주둔 당시 생필품판매장(푸드마켓)으로 사용됐던 건물이다. 리모델링을 거쳐 평화뮤지엄으로 재탄생한 이곳에는 전세계 900명의 입양인 기록과 사연이 전시돼 있다. 이른바 ‘입양인의 목소리’이다.
그런데 지난 6월 14일 엄마품동산에서 ‘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 준비 과정에서 파주시는 평화뮤지엄의 기록물 철거를 요구했다. 내부 리모델링과 건물의 관리 주체, 용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해외입양인들의 고국 방문을 주선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법인 미앤코리아는 애초 평화뮤지엄과 장교 숙소는 입양인들의 공간으로 우선 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종환 전 파주시장은 임기 중 황수진 국장을 미국으로 파견해 캠프하우즈 활용 계획을 설명했다. 황 국장은 캘리포니아 UC버클리에서 개최된 아시아 입양인 컨퍼런스에서 미군이 사용했던 생필품판매장을 입양 기록을 전시하는 평화뮤지엄으로, 미군 숙소를 입양인 레지던시로 꾸미겠다고 발표했다. 최 시장은 또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미앤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엄마품동산’의 조성 의미와 입양 역사의 기록물을 보존 전시할 평화뮤지엄 개관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2019년 11월 18일 파주 캠프하우즈 근린공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민관협의회 회의가 파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있었다. 김정기 부시장 등 공무원 10명과 현장사진연구소 이용남 사진가 등 자문위원 11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도 미군이 사용했던 생필품판매장을 입양의 역사를 전시할 박물관으로, 장교숙소를 ‘엄마품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방안과 실내체육관을 공연장으로, 연회장을 커뮤니티센터, 중대본부를 예술가 레지던시, 도서관을 특산물푸드샵으로 개발할 것이 제안됐다.
해외입양인의 고향 ‘엄마품동산’은 국민의힘 이재홍 전 시장이 시작해 민주당 최종환 전 시장이 준공했고, 지난 6월 14일 이상덕 재외동포청장, 윤후덕 국회의원, 경기도의원, 파주시의원을 비롯 평화대축제 추진위원인 파주시민과 해외입양인 등 300여 명이 준비한 ‘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 행사와 함께 개장됐다. 김경일 시장은 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 2년 전 김경일 시장이 평화뮤지엄에 전시될 핸드프린팅 작업에 직접 참여해 해외입양인의 손등을 지그시 눌러주며 만들어낸 액자 50개는 파주시 창고에 방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