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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

[사진이야기] 운정역과 교하동장

“운정역 사진을 여기(동사무소)에 걸면 난리가 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하 주민들이 교하 이름을 빼앗아 간 운정에 대해 잔뜩 화가 나 있는데 거기다가 운정역 사진까지 이렇게 전시하면 그냥 안 있을 겁니다. 다른 사진은 없나요? 교하 면사무소 사진이나 뭐 이런 거…” 교하동장의 말이다.



 현장사진연구소(이하 현사연)가 교하의 사라진 옛 모습을 차례로 보여주는 ‘오늘의 사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의 역점 사업인 ‘마을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비용은 모두 현사연이 부담하는 문화예술 재능기부이다.


 경의선 운정역은 간이역이었다. 기차 통학을 한 세대는 대부분 곡산과 백마역을 기억할 것이다. 통기타를 치며 술 한잔 걸쳤던 주점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당시 곡산역과 백마역은 고양군에 속했다. 기차가 파주에 들어서며 첫 번째 만나는 역이 운정역이다. 기차가 공릉천 ‘칠간다리’를 건널 때면 덜컹덜컹 소리에 잠을 깨고는 했다.



 기차표를 확인하는 검표원도 없었던 간이정거장 운정역은 이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운정역은 운정신도시 개발 이전에 교하면에 속했다. 교하면은 삼국시대 ‘천정구현’이었으며, 신라 경덕왕 때 교하군으로 개칭됐을 정도로 역사 깊은 지역이다. 탄현 장릉에 있던 교하향교는 현재 금촌에 있다.


 교하동장은 옛 운정역 사진이 교하 동사무소에 걸리는 걸 반대하고 있다. 운정과 싸움이라도 할 기세다. 이는 개발로 나뉜 것보다 더 심각한 지역민의 갈라치기라는 생각이 든다. 교하면 아래 속해 있던 이름을 보고 싶지 않다며 거부하는 그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앞으로 교하동장은 교하 출신이 맡고 운정동장으로 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의영상





[짤막사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페쇄를 위한 여행길 걷기 행사가 30일 진행됐다. 참가자 대부분이 공무원이다. 참가자와 집결지 종사자들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 기동대가 땡볕에 열을 지어 서 있다. 검은 옷에 모자를 눌러 쓴 성노동자와 여성단체 회원들도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모두 고생이다. 경찰 무전기로 용주골 문화극장에 모여 있던 여행길 참가자 소식이 들려온다. 80명이 이동했다는 연락이다. 경찰 기동대 발소리와 함께 성노동자와 업주들도 긴장하기 시작한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갈곡천 연풍교를 지나는 모습이 가림막 틈 사이로 보인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집결지 안으로 들어온다. 참가자들은 “김경일 파주시장 때문에 연풍리 1-3구역 재개발의 희망이 무산됐다.”라는 내용의 펼침막 20여 개가 걸려 있는 길을 따라 걷는다. 참가자들은 성노동자 대기실인 유리방을 힐끗힐끗 들여다본다. 한 참가자는 유리방 안에 있는 빨간색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에 앉아 있는 건가 봐.”라며 호기심에 찬 손짓을 한다. 갈곡천 콘크리트 제방과 집결지 건물 사이의 그늘막을 벗어나자 한 참가자가 양산을 꺼내 쓰고 성노동자들을 구경하듯 쳐다보며 걷는다. 그러자 한 여성단체 활동가가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