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말하기가 좀 뭣하지만, 우리 목욕탕은 저기 저, 바로 길 건너 대추벌(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이 단골손님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마을 사람들은 우리 목욕탕 오는 걸 꺼려했어요. 그런 데다가 목욕탕이 개울 옆에 붙어 있어 매년 여름이면 물난리를 치르다 보니까 이래저래 망하게 된 거죠.” 문화목욕탕 사위 유광현(63) 씨의 말이다. 파주읍 연풍리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마을 이름이 있다. ‘용주골’과 ‘대추벌’이다. 중앙목욕탕과 문화목욕탕은 연풍리 시내를 관통하는 갈곡천을 경계로 마주보고 있었다. 1960년대 연풍리는 미군 세상이었다. 용주골은 신작로 하나를 경계로 백인과 흑인지역으로 나뉘었다. 미국의 이러한 인종차별은 기지촌 여성들도 편을 가르게 했다. 당시 주내면(파주읍)에는 목욕탕이 4곳 있었다. ‘중앙목욕탕’은 흑인 출입지역에, ‘문화목욕탕’은 한국인 상대 집창촌이 있었던 대추벌에, 그리고 달러골목으로 불린 시장통에 ‘서울온천탕’이, 파주초교 길목에 ‘제일목욕탕’이 자리 잡았으나 지금은 모두 문을 닫았다. 1965년 주내면 인구는 22,499명으로 2020년 현재 13,465명보다 9,000여 명이 더 많았다. 당시에 사람들이 용주골
전광훈 씨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116명이 신규로 발생하는 등 그 여파가 파주시까지 미치고 있는 가운데 최종환 파주시장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환 시장은 지난 12일 오후 4시 30분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지구 내 조성 중인 ‘CJ ENM 콘텐츠월드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공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최 시장은 이곳에서 약 1시간여 머물렀다. 고양시 서구보건소는 15일 최 시장이 방문한 사업장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60대 여성이 몸살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돼 직장 연고지인 파주시에 통보했다. 60대 여성은 역학조사 결과 8월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13일까지 파주시 탄현면 ‘CJ ENM 콘텐츠월드 조성사업’ 현장에 출근했다. 그리고 14일 몸살 증세를 보여 고양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파주시 보건소는 60대 여성의 직장이 파주 관내라는 점과 역학조사 결과 등을 최종환 시장에게 보고했다. 최 시장은 밀접 대상자가
미군 기지촌 생활을 한 할머니들에게 당시 하루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물었다. 할머니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목욕탕에 가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할머니들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포주한테 붙잡혀 강제로 미군을 상대했던 아가씨들은 포주가 풀어놓은 건달들로부터 늘 감시를 받아야만 했어. 어디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거지. 그러다보니까 우리들도 포주나 건달 눈을 피해 집에 연락을 해야 하거나 물 좋은 업소가 어디에 있는지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서로 만나야 할 거 아냐? 그런데 잠깐 누굴 만난다고 하면 눈치 빠른 포주가 승낙을 안 하니까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핑계를 대고 거의 매일 목욕탕에 가서 만나는 거야. 실제로 몸에서 냄새가 나면 포주는 망하는 거야.” 할머니들에게 목욕탕은 해방구였다. 가족에게 편지를 써서 때밀이 종업원에게 좀 부쳐달라고 부탁하거나 목욕탕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꼭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때밀이가 부탁했던 내용을 거꾸로 포주에게 알려줘 얼굴만 빼고 온몸이 시퍼렇게 될 정도로 두들겨 맞는 날도 있었다. 그렇지만 목욕탕 핑계 밖에는 달리 둘러댈 만한 것도 없었기에 목욕탕은 그야말로
“뭘 그렇게 찍으슈?” “아, 네… 옛날 건물을 찍고 있어요. 할머니, 이 동네 사세요? 저 건물은 뭐에 썼던 건물이에요?” “저거요?” “네, 저기 저 지붕이 벗겨진 건물이요.” “공장이었어요. 근데 주인이 누군지 저렇게 쓰러져 가는데도 와 보지도 않아요.” 적성면 가월리에 사시는 할머니가 비를 맞으며 사진을 찍고 있는 취재진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할머니는 취재진이 찍고 있는 건물 옆에 사신다고 했다. 공장이 얼마나 됐냐는 물음에 양수장을 관리하는 사무실이 있었고, 그 옆에 공장을 지었으니 그래도 꽤 오래됐다고 한다. 양수장을 설명하던 할머니는 속이 상한 듯 이렇게 말했다. “사진사 양반, 사진 잘 찍으면 저기 저, 큰 나무 아래 비석 좀 찍어다가 높은 사람들한테 보여주시구려. 우리 동네가 저 귀하고 고마운 분들의 은혜 때문에 살게 됐는데, 이제는 풀구덩이가 될 정도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으니… 여하튼 저기 저 풀섶에 가서 한 번 보고 좋은 일 하는 셈치고 도와줬으면 정말 좋겠네요.” 할머니가 가리킨 큰 나무 아래 풀섶을 헤치고 들어가니 ‘적성면개발기념비’라고 적힌 비석이 나온다. 지금은 비룡대교 방향으로 새 도로가 생겼지만 예전에는 군부대 앞을 돌아가
6월 마지막 날 파주시청 대회의실에서 2020년 상반기 공무원 퇴임식이 열렸다. 최종환 시장은 정년을 마친 퇴직공무원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사회로의 첫 발을 축하했다. 퇴임식을 마친 한 공무원은 유명 제과점을 찾아 방부제를 빼고 소화가 잘 되도록 노인들이 먹기 편한 빵을 만들어 달라고 특별 주문했다. 무려 수백만 원어치다. 이 공무원은 평소 기지촌 할머니들의 삶을 가까이 접하면서 자장면 한 그릇 대접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이렇게 훌쩍 수십여 년이 지났다며 아쉬워했다. 제과점도 공무원의 선행에 동참해 유명 브랜드의 커피음료 50여 만 원어치를 기지촌 할머니들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이렇게 마련된 빵과 음료는 파주시청 육상부 장예은 코치와 봉일천4리 경로회 이응천 자문위원, 현장사진연구소 조영애 사진가의 도움으로 조리읍, 파주읍, 문산읍, 파평면, 법원읍 등에 전달됐다. 최근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파주시의회 이효숙, 최창호 의원과 ‘재파함양향우회’ 회원, 파주시 공기업 대표 등이 농산물과 마스크, 라면을 옛 기지촌에 보내는 등 기지촌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첫 번째다. 파주시의회(의장 손배찬)는 22일 오전 10시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자치행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올라온 조례를 통과시켰다.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최유각) 윤희정 간사는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심사 결과보고에서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은 사회적 낙인과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지촌 여성들의 명예회복, 생활안정, 인권증진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사항으로 향후 실태조사 결과와 기지촌 여성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기지촌 여성 대부분이 고령임을 감안하여 신속히 관련 정책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하며 원안 가결하였다.”라고 밝혔다. 열아홉 살 때부터 기지촌 생활을 한 박점순(72) 할머니는 “옛날에 관청에서 공무원들이 나와 미군이 철수하면 모두 모여서 살게 해주든가, 아니면 혼자 살 수 있도록 아파트 하나씩 줄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여러분들은 미군들한테 서비스만 잘 하라고 교육을 시켰는데, 이제까지 아무런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가, 파주시가 이렇게 조례를 만들어 죽기 전에 뭘 해준다니까 꿈만
파주시민참여연대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를 선정해 지지했다. 당시 좋은 후보로 선정된 후보자들은 진보 성향의 민주당과 민중당 소속이었고, 미래통합당 후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근 파주시민참여연대가 사무국장 채용 공모를 했다. 심사위원으로 미래통합당 최창호 파주시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은주 의원이 위촉됐다. 최 의원은 파주민주시민교육센터 운영위원이고, 박 의원은 파주시민참여연대 대표 출신이다. 파주시민참여연대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를 다시 선정하게 된다면 진보정당과 보수정당 소속 후보자들이 나란히 좋은 후보로 선정될 수 있을까? 이곳저곳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파주시민참여연대의 행보가 주목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도권 확진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거리두기 등 방역에 더 신경 써야 할 공공기관이 마이크 하나를 연속 세 사람이 사용하는 등 생활 속 방역 지침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파주시의회는 15일 파주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는데, 자치행정위원회 등 각 상임위에 시의원 전용 마이크 5개와 집행부 공무원 자리 앞에 각각 7개의 마이크를 설치했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발언대 1개에도 1회용 마이크 덮개를 씌워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파주시의회의 이러한 방역조치와는 달리 발언대의 1회용 마이크 덮개는 오히려 전염의 사각지대로 전락했다. 오전 10시 김순덕 보건소장, 김영준 홍보담당관, 윤정기 감사관이 차례로 발언대에 나가 업무보고를 했다. 공무원들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발언대 앞으로 나가 시의원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한 다음 손으로 마이크 높낮이를 맞췄다. 특히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장은 소리 음량을 확인하려고 손가락으로 마이크를 툭툭 치거나 입으로 훅훅 불기도 했다. 오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세 사람은 나란히 발언대에 나가 답변을 하였지만 오전에 사용했던 1회용 마이크 덮개는 교체되지 않았다.
파주 기지촌 할머니들이 라면 한 상자를 받아들며 “이렇게 여러분들한테 신세를 지며 살아갈 줄 정말 몰랐습니다. 우리가 갚을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잘 먹겠다고 꼭 전해주세요.”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파주시청 육상부 장예은 코치와 현장사진연구소 조영애 사진가가 14일 라면을 손수레에 실어 골목골목 살고 있는 할머니들을 찾아 전달했다. 라면은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한 파주시 공기업 이사장이 국가재난지원금으로 구입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의 부탁도 있었다. “요즘 우리의 과거 생활을 듣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몇 명만 소개해달라는 부탁까지 하는데 그건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오랫동안 서로 나누다보면 자신의 얘기를 스스로 하지 않겠어요?”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사진은 미군 기지촌 여성이 1960년대 중반 임진강 리비교를 배경으로 찍은 모습이다. 1936년생인 이 사진 속 여성은 얼마 전 세상을 마감했다. 마을에서 깜둥이 엄마로 불린 이 할머니는 스물여섯 살에 미군클럽과 유흥주점이 즐비한 파평면 장마루촌에 들어왔다. 파평면 장파리는 영화 ‘장마루촌의 이발사’ 촬영 장소와 가수 조용필이 클럽에서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할머니는 매일 술 취한 미군이 득실대는 다방과 클럽에서 낮과 밤을 보냈다. 서쪽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임진강 리비교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리비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1953년 7월 4일 건설했다. 임진강 너머 민간인통제구역 안에는 15개의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는데 저녁이면 일과를 마친 미군들이 미제물건을 어깨에 들쳐 메고 리비교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양키물건을 사려는 사람들과 미군병사를 꼬셔 술집으로 데리고 가려는 포주, 클럽 여성들이 뒤섞여 리비교는 매일 전쟁터 같았다. 할머니도 나중에 아이 아버지가 된 흑인 미군병사 ‘존슨’을 리비교 앞에서 만났다. 둘은 월셋방을 얻어 동거를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계약결혼이다. 그리고 1965년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입법 예고 중인 가운데 파주시의회 이효숙, 최창호 의원이 코로나19 국가재난지원금 전액을 파주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로 바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기지촌 할머니들에게 기부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두 의원은 24일 임진각 농산물센터에서 쌀과 홍삼양갱, 친환경 칼라 방울토마토가 든 농산물꾸러미 30상자를 구입해 문산 선유리 등 옛 기지촌 지역에서 쪽방생활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 전달했다. 할머니들은 “파주시의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이렇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와 줘 정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효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은 박은주, 이용욱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고, 손배찬, 최창호, 박대성, 최유각, 조인연, 윤희정 의원이 찬성했다. 한편 지역구가 금촌인 한양수, 목진혁, 안명규 의원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임대주택과 생활안정, 의료비 지원 등이 담긴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는 5월 27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오는 6월 파주시의회 정례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아래는 입법 예고 중인 조례안
“엄마 좋은 소식이 있어. 파주시에서 기지촌 여성을 도와주는 조례 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대. 그렇게 되면 엄마와 이모님(기지촌 여성)들이 매일 걱정했던 집세랑 병원비, 이런 거 지원을 해주게 되는데 파주시의원님들이 애써가지고 곧 통과될 거래...” 장예은 육상 코치가 요양원에 있는 엄마와 전화 통화를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요양원을 찾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쏘냐 장예은 선수는 1987년 문산 선유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주한미군과 한국여성 사이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하다가 농구로 바꾼 쏘냐는 2006년 춘천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에 입단했다. 그러나 프로농구 선수로 뛰던 쏘냐는 2008년 2월 평소 눈여겨 본 지인들의 권유로 다시 육상을 시작했다. 키가 큰 데다 머리가 작고 다리가 길어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체형을 갖췄기 때문이다. 쏘냐는 수직 운동인 농구를 하다가 수평 운동으로 바꿔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제6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800m 결승에서 2분12초7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쏘냐는 엄마 샌디와 통화하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샌디는 딸 쏘냐의 눈물을 금방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