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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용주골 사진사] “단골손님 잡으려 젖은 사진 들고 뛴 사진사들”

1960년대 주내면(파주읍)에 주둔한 미군부대로 용주골의 미군 휴양소 RC #1(Recreation Center)을 비롯 Camp Beard, Camp Rice, 파주리의 Camp Block, Camp Custer(North⦁Middle⦁South), 봉서리의 Camp Hartell, 향양리의 Camp Paine 등이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촌이었던 연풍리 용주골에는 일명 ‘RC #1’으로 불린 미군 휴양소가 있어 파주에 주둔하던 미군을 비롯 의정부, 동두천 등 경기북부지역의 미군들이 몰려들어 길거리는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크게 붐볐다. 한 손에는 깡통 맥주와 또 한 손에는 라면상자처럼 생긴 라디오를 어깨에 멘 미군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클럽의 오색 조명이 뒤섞여 이국적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 번은 여기(용주골) 부대에서 복무하던 미군이 제대하기 전날 밤에 뉴서울클럽에서 동료들과 제대 기념 파티를 열었는데, 그걸 미군이 카메라로 찍어달라고 해서 내가 찍어 바로 사진을 뽑아 줬지. 그런데 미국으로 돌아간 미군이 사진 속 모습들이 희미하게 보인다며 내 지인을 통해 항의를 해왔던 적이 있었어.” 기지촌의 책사로 불렸던 김성근(86) 사진사의 말이다. 

 당시 용주골에는 결혼식 등 가족사진을 찍는 ‘스튜디오 사진관’ 두 곳과 미군클럽을 드나들며 사진을 찍는 이른바 ‘스냅사진관’ 두 곳 등 네 군데가 있었다. ‘스냅사진관’은 사진사들이 찍어오는 필름을 현상해 사진으로 뽑아주는 사실상 현상소 역할을 했는데 차례를 기다리는 사진사의 줄이 길게 늘어질 정도로 사진업은 큰 호황을 이뤘다. 

 그러다 보니 ‘스냅사진관’ 주인은 사진사를 고용해 사진을 많이 찍어오게 했다. ‘스냅사진관’에 소속돼 활동을 하려면 본인이 카메라를 직접 사가지고 들어와야 했다. 당시 사진사 대부분은 1938년부터 1966년까지 생산된 미국의 ‘아거스(Argus)’ 카메라를 사용했다. 사진관 주인은 사진사들에게 노란색과 파란색 셔츠를 입게 했다. 클럽 주인과 미군, 그리고 기지촌 여성들이 어느 사진관 소속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블루파’와 ‘옐로파’로 나뉜 20여 명의 사진사들은 용주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뉴서울클럽’과 집단으로 불린 흑인지역의 ‘조마마상클럽’ 등 17개 미군클럽을 차지하려는 영역 다툼을 벌였다. 그야말로 용주골 사진업은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쟁터였다. 그렇기에 사진을 찍으면 빨리 뽑아다 주는 게 상책이었다. 그래야 단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경쟁 속에서 두 곳의 스냅사진관은 현상과 정착이라는 기본적 단계인 암실 공정을 단축해 사진을 뽑았다. 사진사들은 현상 밧드에서 막 건져낸 사진을 말릴 틈도 없이 들고 내달렸다. 이 사진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누렇게 변하거나 흐릿해져 사진 속 인물을 알아볼 수 없게 돼 전역 기념사진을 갖고 고향인 미국으로 건너간 미군 병사들이 사진 속 형상이 사라져버렸다며 지인을 통해 용주골 사진사에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웬만하면 싸움을 하지 않으려고 했죠. 미군들 앞에서 한국 사람끼리 서로 먹고살겠다고 싸움을 벌이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가급적 참고 넘어가지만 내가 만들어 놓은 밥그릇을 상대방에게 빼앗기게 되면 할 수 없이 싸워서라도 지켜야 했죠. 그래서 사진관은 주먹을 좀 쓸 줄 아는 사진사를 대표로 내보내 한판 승부를 벌이거나 패싸움을 하기도 했지요.” 17살 때부터 사진을 찍었던 김홍인 사진사의 말이다. 

 기지촌 사진사들이 꼭 사진만 찍은 것은 아니었다. 임진강 건너 미군부대 파티에 기지촌 여성들을 알선하거나 클럽의 지배인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파주시가 발행하는 성병검진표에 들어갈 기지촌 여성들의 얼굴 사진 촬영과 국제결혼식까지 모두 찍었다. 아주 값이 비싼 사진은 흑인과 백인의 인종차별 싸움이나 미군이 기지촌 여성을 폭행하고 상점 유리를 깨는 등 행패를 부리는 현장의 사진이었다. 이는 보상을 받는 데 절대적 증거였기 때문인데, 보통 사진 한 장에 1달러이면 이 사진은 10달러 이상인 데다 부르는 게 값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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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박대성 의장 “시장과 해외 출장 상의한 적 없어…” 지난 10일 파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창호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파주시장의 해외 출장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김경일 파주시장은 “해외 출장은 파주시의회 의장과 다 상의하고 추진을 한 건데 지금 여기서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제가 시정을 잘못하고 막 이러면 그렇게 말하셔도 되는데… 흠집내기 하면 안 됩니다.”라고 반박했다. 김경일 시장은 중국•폴란드 출장을 파주시의회 박대성 의장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니 의장과 다 상의해서 추진하는 것을 최창호 의원이 무엇 때문에 문제를 삼느냐는 것이었다. 자신을 흠집내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최 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서 “김경일 시장의 해외 출장 내용을 보면 친선교류가 주목적이다. 그럼에도 매년 정해져 있는 정례회 기간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 파주시장과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을 간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혹시 해외 출장이 아니고 도피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시민의 대의기관인 파주시의회를 파주시의 하부기관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그렇다면 김경일 시장이 ‘해외 출장은 파주시의회 의장과 다 상의를 해 추진한 것이다.’라고 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