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의회 박은주 의원은 지난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파주시민축구단 K리그2 진출 계획에 대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김경일 파주시장은 답변에서 “박은주 의원만 빼고 반대하는 사람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해 박은주 의원은 3만7천여 명이 회원으로 있는 운정신도시연합회 카페에 ‘파주시민축구단 K리그3에서 K2 승격 꼭 필요할까요?’라는 글을 올리고 여론을 청취하는 중이다.
박은주 의원은 “현재 파주시민축구단은 K리그3에 속해 있고, 2024년 예산은 총 24억 원이며, 이중 파주시가 23억 원, 경기도가 5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자체 수익은 6,500만 원에 불과해 사실상 시 재정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K리그2는 상위 프로리그로 만약 승격이 이루어진다면 구단 운영비는 연간 약 80억 원이 필요하게 돼 파주시의 출연금도 현재보다 약 3배가량 늘어난 60억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다양한 의견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박 의원의 글은 5일 오후 8시 현재 1,920명이 조회를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6개의 의견이 올라왔다. 댓글 대부분은 파주시의 재정 규모를 감안하면 K2 진출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고, K2 진출을 찬성하는 글은 약 5개 정도였다.
한 시민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기에 연간 60억을 더 투입하는 것보다 복합커뮤니티시설이라든지 운정중앙역 문화복합용지 공연장 건립에 보다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일을 하기보다 애초에 운정신도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으로 인식되니, 인프라 구축비용을 우선했으면 합니다. 특히 운정중앙역 문화복합용지에 부지매입비 포함 건축비 규모만 보면, 동네 공연장 하나 만드는 수준으로 압니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도시 이미지고, 미래라 생각합니다.”라는 의견을 게시했다.
또다른 시민은 “운정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입소 대기를 수십, 수백 명의 경쟁 대기를 해야만 하는 곳에서 키우기란 쉽지 않아요. 굳이 여기서 꼭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누가 애들 키우기 힘든 파주로 이사오겠습니까.. 아이키우기 힘든 곳이라고 탈파주를 계획하는 분들도 이미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주 발전을 위해서라도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가 되었으면 하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K2 승격을 찬성하는 시민은 “2026년은 FIFA 월드컵이 열리는 해입니다. 월드컵은 국내 축구 열기의 정점이고 파주시도 이 열기에 발맞춰 파주시 브랜드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주 안보관광지를 둘러보고 축구도 관람하면서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해야 주변 상권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박은주 의원은 “댓글을 남겨주신 모든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일이 댓글을 달지 못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시정질의와 제 글에 달린 댓글, 언론보도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전화 등을 통해 전달된 의견에 답변을 드리고자 몇 가지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첫째, 시정질의 후 보충질의 답변에서 보인 김경일 시장의 태도와 발언에 대한 지적에 관하여. 시정질의는 의원 개인이 아닌 시민을 대표하여 집행부에 질문하는 공식적 절차입니다. 그 과정에서 의회와 집행부는 상호 존중하는 자세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 점에서 김경일 시장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지적이 있었던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불필요한 사안에 집중하기보다는 파주시민축구단의 K2 승격 추진에 대한 시민 공론화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파주시의 K리그2 가입신청서 제출에 대한 절차적 문제에 대해. 파주시는 지난 6월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K리그2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6월 10일 파주시의회 월례보고회에서 의원들이 제안한 ‘신청서 제출 보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진행된 일방적 행정입니다.
더욱이 파주시민축구단은 올해 초 단장과 임원진 간의 갈등으로 해체 위기까지 거론되었으며, 결국 2월 27일 기존 단장과 임원진이 사퇴하고 새로운 인선이 이루어진 지 불과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6월 10일 시의회 의견 청취 후 보름 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우려를 낳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김포시는 2021년 9월 시의회에서 K리그2 동의안이 한 차례 부결된 후, 재정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같은 해 10월 시의회에서 동의안을 통과시킨 후에야 2022년 프로리그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파주시는 절차를 거꾸로 진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지금이라도 파주시가 가입 심사를 보류하고, 정당한 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합니다.
셋째, 1900여 시민이 제 게시글을 읽으셨고, 확인할 수는 없지만 많은 시민이 공유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 재정과 행정 절차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관심이 댓글과 전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모이고 있으며, 이러한 자발적 논의와 제안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행정기관이 이 같은 시민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길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시민의 의견을 모아갈 예정입니다. 향후 모아진 시민의 의견도 꼭 검토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