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미국을 비롯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 세계 각국으로 떠났던 해외입양인 26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른바 ‘모자이크 투어’다. 이들은 5월 28일부터 2박 3일간 파주를 방문했다.
29일에는 봉일천 미군부대 캠프하우즈 안에 조성된 ‘엄마 품 동산’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국회의원이 일찌감치 나와 해외입양인들을 기다렸다. 윤 의원은 2018년 ‘엄마 품 동산’ 준공식에서 입양인들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흘렸던 일을 회상했다. 거의 5년 만이다. 오전 10시 30분 입양인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리자 윤 의원은 두 손을 합장하며 연신 허리를 굽혀 환영을 표시했다. 윤 의원은 ‘해외입양인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 좋겠다는 참가자의 이야기를 듣고 정치인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1970년 덴마크로 입양된 패션디자이너 성은숙(55) 씨에게 ‘대한민국이 여러분을 꼭 기억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스카프를 목에 감아주며 입양의 아픔을 함께했다.
해외입양인들은 ‘엄마 품 동산’을 출발해 연풍리로 향했다. 같은 시각, 연풍리에 있던 파주시의회 이성철 의장과 최창호 의원, 임우영 전 경기도의원 등 입양인들을 맞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세 정치인은 연풍리 옛 문화극장 골목에서 꽃을 들고 입양인들을 기다렸다. 주민들도 꽃을 들고 길 가장자리에 늘어섰다. 골목에 도착한 입양인들은 이 광경을 보고 환호했다. 세 정치인이 입양인들에게 ‘월컴 투 용주골’ 리본이 달린 꽃을 건네며 환영 인사를 하자 울먹이는 입양인도 보였다.
이들은 옛 문화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김밥을 만들었다. 입양인이 김밥을 만들어 이성철 의장 입에 넣어 주는가 하면, 최창호 의원은 입양인에게 김밥을 먹여 주었다. 임우영 전 경기도의원은 테이블을 오가며 입양인들에게 깁밥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재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현재 파주시 보건소와 독거노인 등의 거주공간을 꾸며주고 있는 정리수납업체 ‘어썸우먼’과 한우리부녀회도 자원봉사를 자처했다.
‘시민 중심 정치’가 실천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