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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파주시청 직원 차량은 창문 좀 내려주세요.”

“아니, 시청 직원이면 직원이라고 창문을 열고 말을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그냥 차 안에서 손가락질만 하면 백신 주사를 맞으러 온 어르신인지 아니면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 나 같으면 창문을 열고 서로 고생한다는 인사 한마디라도 하고 지나갈 텐데… 여하튼 공무원 차량은 아예 창문도 안 여니까 어르신인지 공무원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거예요.”

교통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들의 항의성 푸념이다.


 땡볕이 내리쬐는 22일 아침. 시민회관에 마련된 ‘파주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앞이 백신을 맞으러 오는 어르신과 파주시청 직원 출근 차량으로 뒤엉켜 혼잡하다. 이를 정리하는 자원봉사자와 안내요원은 어떤 차량에 어르신이 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바쁘다. 백신 접종을 하러 오는 어르신을 확인하고 차량의 문을 열어주거나 휠체어를 대기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르신들이 탄 차량은 창문을 열어 접종자임을 밝히기 때문에 안내요원은 휠체어를 사용할 것인지 등을 물어본 후 매뉴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출근길 파주시청 직원들은 창문도 내리지 않고 무조건 앞으로 가려고 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횡단을 위협하는 등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취재진이 아침과 점심시간에 공무원의 차량 통행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 창문을 내리지 않고 통과하는 것으로 목격됐다. 특히 승용차 창문이 짙게 썬팅돼 있어 차 안에서 곧장 가겠다는 수신호를 해도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확인하기 어려워 한 손으로 햇볕을 가린 후 창문에 얼굴을 바짝 붙여 차 안을 들여다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파주시는 24일 운정행복센터 다목적홀에 두 번째 예방접종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파주시는 그동안 시민회관 예방접종센터에서의 75세 이상 어르신 접종 경험으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물론 이 자신감은 각 지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백신 접종을 하러 오는 어르신들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시민회관 예방접종센터의 안내요원과 자원봉사자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취재진이 목격한 21일의 사연을 하나 소개한다. 휠체어를 타고 접종을 마친 한 어르신이 시민회관 비탈길을 내려오면서 안내요원에게 버스정류장까지 휠체어를 이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접종센터 입구까지만 휠체어로 이동을 도우면 됐지만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라고 쓰인 파란 조끼를 입은 안내요원은 어르신을 파주시청 앞 버스정류장까지 모셔다 드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홀로 백신 접종을 하러 오신 어르신이나 접종 후 기력이 떨어지자 버스정류장까지 휠체어를 끌어달라는 요청에도 자기 업무 영역을 벗어난 버스정류장까지 아무 불만 없이 어르신을 모셔다드리는 안내요원의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출근길 시민회관 앞을 지나는 파주시청 직원들과 자원봉사자의 인사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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