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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취재수첩] ‘성매매집결지 폐쇄정책’ 되돌아보아야 할 때

김경일 시장이 올해 초 성매매집결지 폐쇄 선포식에서 시민들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게 있다.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거다.”라며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천명했다. 그리고 각종 행사에서 “파주시민들이 거기(성매매집결지) 이용하는 사람 있습니까? 거기 종사하는 사람들 파주사람 있습니까? 거기 포주가 파주사람 있습니까? 전적으로 파주가 피해를 엄청나게 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김경일 시장의 주장대로 성매매집결지에 파주시민들이 없고, 그곳을 이용하는 성 구매자도 모두 외지 사람들이라서 폐쇄 정책을 세웠다면, 그리고 성 구매자가 파주시민이 아니어서 경제적 효과도 없이 피해만 보고 있다면 그 성 구매자들이 파주사람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파악했는지, 또 성매매집결지에 파주시민이 있다면 폐쇄를 안 하겠다는 것인지 김 시장의 말은 논리적이지 않은 면이 많다.



 얼마 전 파주시민화합체육대회가 열렸다. 선수 참가 자격은 파주시 해당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주민이었다. 성매매집결지 주민들도 이장의 추천으로 참가 신청서를 냈다. 그런데 파주시는 집결지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며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대해 김경일 시장의 ‘성매매집결지에 파주시민이 한 사람도 없다.’는 공개적 발언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날 우려 때문이라는 합리적 주장도 제기됐다.
 
 김경일 시장은 성매매매집결지 폐쇄 선포식에서 성매매집결지가 있는 줄 몰랐다고도 했다. 파주시장에 당선돼 성매매집결지의 영업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김경일 시장은 이 지역에서 경기도의원을 4년간 했다. 그럼에도 성매매집결지 존재를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은 4년간의 의정활동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같다며 실망을 나타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 안에 있는 일부 건축물을 매입해 시민교육 등 거점시설로 사용하려던 계획도 파주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해 제동이 걸렸다. 또한 주체는 불분명하지만 교육현장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서명을 받아 파주시의회를 압박해 성매매집결지의 예산 삭감을 막으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김경일 시장이 천명한 올해 안 폐쇄 방침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다. 
 
 김경일 시장이 예산 삭감에 발끈했다. 파주시의회 이성철 의장에게 본회의장 발언을 자청해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저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성과주의적 발상에서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다. 시장 혼자서 밀어붙인다고 되는 일이 결코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경에는 삭감하지만 본예산에는 꼭 반영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말 반가운 말씀이다.”라며 “이 예산을 꼭 반영해 주신다는 약속만 확실히 해줄 수 있다면 의원님들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일 시장의 본예산 반영 약속에 대해 시의원들은 놀라는 모습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경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실제 김경일 시장이 이러한 말을 믿고 싶었다면 해당 의원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좀더 내밀하게 진행했어야 하는데 이를 전격 공개한 것은 여전히 불통행정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정부지방법원(재판관 유효영)도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지난 12일 건축주들이 낸 ‘위반건축물 자진 시정명령 취소’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신청인이 제출한 소명자료에 의하면 행정대집행으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인정된다. 또한 집행정지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도 없다.”라며 “이 사건(본안) 판결 선고일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파주시의 집행을 정지한다.”라고 결정했다.



 김경일 시장은 이제라도 성매매집결지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성매매집결지 형성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행정에 반영해야 한다. 1961년 윤락행위방지법이 제정됐어도 용주골이 단속 면제 지역으로 지정됐던 이유를 살펴야 한다. 대한미국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촌 용주골을 흑인출입지역, 백인출입지역, 한국인출입지역으로 구분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김경일 시장의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이 왜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일 시장은 파주시의회와 손을 잡아야 한다. 김 시장은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저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성과주의적 발상에서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다. 시장 혼자서 밀어붙인다고 되는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파주시의원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혼자 내달리던 김경일 시장의 폐쇄 정책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성매매집결지 카르텔은 ‘폐쇄’가 아니라 ‘해체’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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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대책위 “경찰은 10년 전 성매매 협박 주장 수사하라”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반대 대책위원회’는 최근 한 매체에 보도된 이른바 ‘짓밟힌 미정이의 봄’을 철저하게 수사해 그 일당을 처벌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또 10년 전 일을 지금 인터뷰하게 된 사유와 김경일 파주시장이 이 보도 시기에 맞춰 인터뷰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과 여성단체 회원방 등에 올리게 된 배경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매매집결지 대책위는 2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10년 전 공장 취업 광고를 보고 찾아간 미정(가명) 씨가 연풍리 성매매집결지에 넘겨져 업주의 갖은 협박과 강요에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보도에 대해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미정 씨의 아픔에 공감한다. 그리고 10년 전의 아픔과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아직도 숨죽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 미정 씨를 위로한다. 그러나 이렇게 아직도 숨죽여 살아가고 있는 미정 씨의 트라우마를 언론이 그대로 노출시키고 이를 SNS와 여성단체 회원방에 열심히 퍼나르는 김경일 시장의 경솔함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라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그러나 현재 미정 씨가 실제 연풍리 성매매집결지에서 생활을 했는지조차 알 수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