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지역활성화대책위원회’가 11일 오후 연풍2리 사무실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위원장으로 추대된 박동훈(65) 씨는 수락 인사에서 “나는 65년 전 연풍2리 양계장집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우리 연풍리에는 미군이 주둔하면서 문산, 금촌은 물론 서울의 명동보다 경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파평, 적성보다 더 낙후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최근에는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를 없앤다고 동네방네 난리를 쳐 우리 연풍리 전체가 전국에 윤락가로 소문이 났습니다. 이게 지역에 도움이 되는 행정입니까? 대책위를 벌써 만들려고 했지만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를 없애겠다고 해 오해를 받을까봐 추진하지 못했습니다.”라며 주민들이 뒤늦게 대책위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또 “낙후된 연풍지역을 살려보려고 재개발을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됐습니다. 재개발 동의를 받으려고 땅주인을 찾아 제주도를 수차례 갔고, 심지어 미국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 연락을 해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재개발이 어떤 상태입니까? 재개발이 잘 되면 성매매집결지도 자연히 없어질 일인데 왜 파주시가 전국에 소문을 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민들이 똘똘 뭉쳐 연풍리를 지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연풍1리 이광용(73) 이장은 “용주골 하면 전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파주시가 집결지를 없앤다고 소문을 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집결지는 용주골도 아니다. 연풍리는 미군이 주둔할 당시 달러를 벌어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다. 미군이 빠져나가고 지역은 스스로 자립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됐다. 그래서 파주시도 연풍리를 도시재생으로 살려보겠다며 수백억 원을 들여 연풍경원을 조성하고 그 안에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EBS 캐릭터 등 조형물을 세웠다. 그런데 파주시는 최근 이 캐릭터를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철거했다. 캐릭터를 설치할 때도 마을 주민들에게 아무런 얘기가 없었고, 가져갈 때도 이장이나 주민들한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파주시가 우리 연풍리 주민을 무시하고 있다. 이 기회(대책위 발족)에 주민들이 서로 단결해 운정에만 투자하는 파주시 행정에 강력히 항의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날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성토했다. 집결지 바로 앞에 있는 연풍교회 장로는 “파주시가 집결지 입구에 성구매자를 차단하려는 현수막과 번쩍거리는 경광등을 달아놨는데 4차선 도로를오가는 차량과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연풍리를 모두 유흥가로 인식해 주민들이 부끄럽고 창피해한다.”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또 다른 남성 주민은 “대한민국에서 용주골 여성들은 다 몸을 팔아 먹고 사는 줄 알고 있다. 파주시와 경찰이 너무 시끄럽게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정말 자녀 키우기가 창피하고 부끄러워 못 살겠다.”라고 말했다. 여성 주민도 “현수막과 경광등을 연풍리 골목과 도로변 할 것 없이 마구 달아놨다. 단속만 할 게 아니라 먹고 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한 다음 내보내도 내보내야지 그렇게 마구잡이로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파주시가 연풍리 주민은 사람 취급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