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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엄마, 저를 포기할 만큼 사랑하셨다는 걸 알고 있어요.”

‘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가 6월 13일부터 이틀간 엄마 품 동산에서 치러진다. 이 행사에는 입양인 200여 명과 파주시민 100여 명 등 300여 명이 참가할 계획이다. ‘엄마 품 동산’은 2018년 반환된 조리읍의 미군부대 캠프 하우즈에 조성되었다. 평화대축제 기간에 엄마 품 동산 평화뮤지엄에서는 세계 각국으로 입양될 당시의 얼굴 사진과 생년월일, 입양국가 등이 적힌 900명의 해외입양인 기록과 사연이 전시된다. 그 중 몇 명의 사연을 미리 공개해 본다.




 “저를 포기할 만큼 사랑하셨다는 걸 알고 있어요. 2년 넘게 저를 키우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지도 알아요. 저는 잘 살고 있지만 매일 엄마가 보고 싶어요.” 두 살 때인 1957년 미국으로 입양된 김은자(1954. Linda Peterson) 씨가 한국 생모를 그리워하며 남긴 글이다. 


 갓난아기 때인 1978년 미국으로 입양된 성은희(1978. Nellie) 씨는 이런 글을 남겼다. “엄마가 저를 포기하셨어야 했던 게 한국사회가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하지만 저는 잘 살고 있고, 다시 엄마를 보고 싶어요. 제 생각 자주 하세요? 저는 엄마 생각을 많이 해요. 어느덧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의 결정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알 거 같아요. 화도 안 났고 분노도 없어요. 단지 엄마가 아이를 포기했어야 하는 마음의 짐을 짊어지셔야 했던 게 슬퍼요. 엄마 우리 다시 만나요.” 




 1970년 이탈리아로 입양된 김종권(1967. Jong Kwon Rigatti) 씨는 이런 글을 남겼다. “저는 이제 나이가 들었고, 잘 지내고 있어요.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지 이해해요. 저는 지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해요. 단 한 번만이라도 엄마를 만나서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는 알아요. 엄마도 저를 사랑했다는 걸…”


 1968년 엄마의 손을 잡고 고아원으로 간 한정자(1962. Lisa Jackson) 씨는 사진 촬영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적었다. “이 사진을 찍은 날을 기억해요. 무섭고 불안했지만 얼마나 엄마가 원하는지를 생각하며 차분히 서서 웃으려 노력했어요. 엄마는 나를 고아원에 데려다 주고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제가 원한 유일한 것은 집에 돌아가는 것과 엄마였어요. 50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를 생각하며 웁니다.”


 갓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된 장(1973. Jang) 씨는 한국 이름이 없다. 그는 생모와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했다. “저는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엄마는 옳은 결정을 하신 거예요. 저는 훌륭한 입양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어쩌면 한국에서 자란 것보다 더 나은 환경이었을지도 몰라요. 혹시 이 글을 읽으시고 저와 다시 연락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정말 좋겠어요. 그러니 죄책감을 갖지 마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세 살 때 네덜란드로 입양된 김승호(1980) 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엄마 장남영! 여전히 저와 제 여동생들을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더 이상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저를 아프게 합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엄마를 잊은 적이 없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엄마가 저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1977년 미국으로 입양된 흑인혼혈 박재노(1973. Jon Lewien) 씨의 말이다. “할머니는 혼혈인은 한국에서 살기 힘들다고 저를 어렵게 떠나 보내셨지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한국에서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슬퍼져요. 하지만 제가 입양을 갔기에 미군 복무, 대학 학위, 제 사업 등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입양가족과 친구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966년 파주에서 태어나 다섯 살에 캐나다로 입양된 정은희(1966. Una Rose) 씨의 사연이다. “입양 후 한국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다가 40대에 한류문화를 통해 다시 한국과 연결됐습니다. 그 문화는 마치 꿈처럼 잊혀졌던 자부심, 고난, 결의, 역사 그리고 자연에 대한 기억들을 되살려 주었습니다. 그것은 제 엄마가 알고 계셨던 이야기들이었고, 제 삶과 입양처럼 저에게 주신 선물이었습니다. 결국 한국과의 연결이 저를 다시 한국으로 이끌었고, 이제 한국은 제 마음속의 영원한 고향이 되었습니다.”




 파주시 조리읍 오산리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백인 미군병사 사이에서 태어나 1967년 미국으로 입양된 아메라시안 안준석(1966. Steve Walker) 씨는 이렇게 적었다. “제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저를 입양 보낸 엄마의 희생에 감사드립니다. 왜 그러셔야 했는지 이해합니다. 저는 멋진 삶을 살아왔습니다. 결혼해서 두 자녀와 두 명의 손주가 있습니다. 엄마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는 더불어민주당 파주시 윤후덕 국회의원과 미국의 비영리법인 미앤코리아 김민영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아 추진한다. 평화대축제 첫날인 13일 오후 2시에는 해외입양인 150여 명과 한국의 복지시설 원생 40명, 파주시민 등 250여 명이 ‘엄마 품 동산’ 위쪽에 있는 야구장에서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한 후 저녁 6시 30분 파주시민회관 소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겨 다큐영화 ‘이름에게’라는 영화를 관람한다. 그리고 14일 오전 10시 ‘엄마 품 동산’에서 입양인과 파주시민 등 300여 명이 평화대축제 행사를 가진 후 운정의 솔가람아트홀에서 열리는 ‘고향의 품, 함께하는 우리…’ 콘서트에 참석한다. 이 공연에는 입양인 가족과 이화여대 가야금 앙상블, 가수 손승연 등이 특별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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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의회, 장애인 통행로 가로막아도 모른척” 파주시의회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시의회 청사에 설치한 경사로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파주시청 공무원들이 에너지 절약과 미세 먼지 저감,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차량5부제를 피해 시의회 주차장 등 장애인 경사로 입구에 주차하고 있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편의증진법)과 도로교통법 제32조에 따라 과태료 부과 등 철저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21일 아침 파주시청 문화예술과 소속 두 팀장이 파주시의회 청사에 설치된 장애인 휠체어 경사로(통행로) 입구에 주차했다. 곧이어 시의회 직원들이 시청 공무원에게 연락해 출입로가 막히지 않게 옆으로 이동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여전히 휠체어가 지나가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날은 차량5부제 끝자리 번호가 2번과 7번이다. 두 팀장의 차량이 모두 해당된다. 편의증진법 제8조 편의시설의 설치 의무는 ‘공공기관, 공공시설, 다중이용시설의 건축주나 관리주체는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 위한 편의시설(경사로, 출입구 접근로)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치된 경사로 등 편의시설 앞에 주차를 해 휠체어 이동을 방해할 경우 ‘도로교통법 제32조(주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