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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의 아픔 배어 있는 성병진료소… 역사적 공간으로 보존해야…”

“내가 성병이 뭔지 알기나 알았어? 미군클럽에서 일하거나 살림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와서 받으라니까 그냥 반강제적으로 끌려가다시피 한 거지. 그때가 열아홉 살이었어. 선유리 거기에 성병진료소가 있었는데… 거기서 일 주일에 두 번씩 받았지. 그것도 일찍 가지 않으면 길게 줄을 서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데 그러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거리며 지나가곤 했었지.” 1948년생 박 아무개 씨의 기억이다.



 보건사회부는 1960년 9월 24일 미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파주 10개소, 양주 5개소에 성병진료소를 설치해 외국인 상대 여성을 일 주일에 두 번씩 검진하는 성병관리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1962년 9월 7일에는 경기도청에서 한미친선위원회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경기도를 대표해 박창원 경기지사가, 미군 측에서는 미1군단장 ‘휴·P·헤리스’ 중장과 참모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미군 위안부에 대한 성병관리 강화대책으로 성병 검진을 받은 사람에 한하여 위안부 행위를 허용하고, 성병진료소 감독원(의사) 10명을 증원 배치하는 한편 경기도 보건사회국은 성병진료소의 증설 필요성에 따라 최소 10~20개소의 성병진료소를 증설하기로 했다. 당시 경기도에는 46개소의 성병진료소가 있었다. 정부는 그동안 성병검진 업무를 보건소 관할 진료소가 아닌 적성의원, 평화의원, 중앙의원 등 민간 병·의원에 위탁 운영해왔다.



 이와 함께 보건사회 분야 업무 폭주로 사무처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파주와 양주에 보건사회과를 신설하는 등 행정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특수음식점을 관리하는 위생검사원 9명을 파주 등 5개 지역에 증원 배치하기로 했다.



 파주는 1963년 천현면(법원읍) 초리골 입구 왼쪽 산기슭에 ‘파주군 제1성병관리소’(75평)를 163만 원을 들여 신축했다. 그런데 용주골에 위안부 여성들이 급격히 늘어나자 주내면(파주읍) 연풍리 대추벌에 ‘파주군 제2성병관리소’를 신설하고, 용주골에 ‘주내지구 성병진료소’와  임진면(문산읍) 선유리에 ‘문산지구 성병진료소’를 증설했다. 그리고 1972년에는 법원읍 초리골 제1성병진료소가 금촌으로 이전해 성병검진에 걸린 낙검자를 강제 수용했다. 현재 평생학습관(구 여성회관) 자리가 성병관리소였다.



 현재 남아 있는 진료소는 선유리의 ‘문산지구 성병진료소’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 진료소는 건물 외벽이 너무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주변 주민들로부터 철거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어  언제 이 진료소가 없어질지 모르는 상태이다. 문산읍 선유리 666-4에 있는 이 진료소는 대지 197㎡에 건물 166㎡로 땅은 기획재정부, 건물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경기북부지역 파주와 동두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이 성병진료소를 보존해 현대사의 굴곡에 희생된 미군 위안부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는 기지촌 자료관이나 여성인권센터 등 교육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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