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금촌의 한 중국음식점에 붙어 있는 원산지 표시다. 호주산 쇠고기, 국내산 돼지고기, 브라질산 닭고기, 중국산 고춧가루, 베트남산 주꾸미와 새우를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어느덧 생산자 표기는 우리 생활에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이 됐다.
먹거리의 원산지 표기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최근 발행된 지역신문 3곳의 지면을 살펴봤다. 각 신문에는 사진이 40여 장씩 실려 있다. 그러니까 모두 합해 120여 장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누가 찍었는지 알 수가 없다. 저작권은 물론 제공자 출처 표시도 없다. 이른바 생산자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그 사진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또 신문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인지 등 매체의 성향과 신뢰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사진가라면 시공간을 잘 표현하는 능력보다 생산된 사진의 출처를 솔직하게 밝히는 양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사진계의 일반적인 시론이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필자도 그런 생각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신문들의 사진 출처 표기는 매우 실망스럽다. 어떤 매체는 보도자료로 제공받은 사진과 글을 아예 자신의 신문사 이름으로 보도하기도 한다.
소, 돼지 귀에 노란 명찰이 달려 있다. 이를 ‘이표’라고 부른다. 이 귀걸이에는 가축의 생산 농가와 사육 과정의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만약 이 같은 생산자 표기를 하지 않을 경우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된다.
소, 돼지도 하고 있는 원산지 표기를 언론은 지키지 않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일지라도 지키려는 노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