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를 지탱하던 만두공장과 집창촌이 쇠락하면서 도시(법원읍)가 급격하게 쇠퇴했습니다.” 오는 12월 1억3천만 원을 들여 법원읍 등거리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파주시청 담당 국장의 말이다.
담당 국장은 이어 “미군이 주둔할 당시 법원읍 인구가 2만여 명이었으나 현재 1만2천여 명으로 파주시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라며 추경예산을 심의하고 있는 파주시의원들에게 등거리 축제를 계획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법원읍이 지역구인 이성철 파주시의원은 “이율곡 선생의 고향이며 어머니 신사임당의 묘가 법원읍 자운서원에 모셔져 있다. 그래서 매년 율곡문화제가 열리고 있는데 이를 더 대표적 축제로 활성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집창촌이 지역경제를 지탱해왔다고 한 공무원은 ‘희망 빛 특화 등거리’를 조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법원읍만의 정체성과 파주시 한반도 평화수도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한국전쟁 당시 법원읍 시가지를 관통하는 1.4km 도로를 미군들이 비상활주로로 사용했고, 가야리에 군 비행장이 있었다는 것에 착안해 ‘평화로의 비상’, ‘희망의 비상’을 표현하는 ‘특화 등거리’ 조성을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평화와 희망의 비행’이라는 등거리 축제를 실제 계획한 담당 과장도 “법원읍 1.4km 도로가 한국전쟁 때 비상활주로였다. 가야리에 군부대 비행장도 있었다. 그리고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최종환 시장이 한반도 평화도시를 주창하고 있어 평화라는 메시지를 상징할 수 있는 ‘비행기’를 떠올리게 됐다.”라고 밝혔다.
결국 지역행사를 자치단체장의 평화도시 공약에 꿰맞췄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에 본지가 한국전쟁 당시 법원읍 시가지가 ‘비상활주로’였다는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담당 부서에 요구하자 “일부 주민들이 그렇게 말했다. 사진이나 문서 등의 근거는 없다.”라고 말했다. 정확한 근거도 없이 파주시의회 예결위에 답변한 셈이다.
실제 비상활주로가 있었다고 해도 당시의 활주로는 인명 살상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를 비행기로 형상화해 평화와 희망을 얘기하겠다는 파주시의 발상과 집창촌이 지역경제를 지탱해왔다는 고위 공무원의 주장을 그대로 듣고 있는 파주시의원들의 모습에서 군사문화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