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바른신문이 지난 8월 부산 당감동에서 해외로 입양된 막내동생 복순 씨를 애타게 찾는 법원읍 웅담리 노패동 고금순(73) 할머니 사연을 보도한 것과 관련 미국에 본부를 둔 단체 ‘325KAMRA(Korean American Mixed-Race Adoptees)’가 30일 고 할머니의 집을 방문해 DNA를 채취했다.
‘325KAMRA’는 입양 혼혈 한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민간단체이다. 이들은 가족찾기를 위한 방법으로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한국에서 자녀를 입양 보낸 어머니들의 DNA를 모아 대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채취된 고금숙 할머니의 DNA는 미국으로 보내져 분석한 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해외입양인의 DNA와 대조하게 되는데, 결과는 약 두 달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날 DNA를 채취한 ‘325KAMRA’ 한국지사 헬르 다룹(Helle Thaarup) 대표는 1985년 충남 홍성에서 덴마크로 입양됐다.
아래 글은 파주바른신문이 지난 8월 보도한 내용이다.
“몰라요. 부산 당감동 어떤 교회에서 잘 키워주겠다고 했는데... 미국으로 입양이 되었대요. 이제 늙어서 어떻게 찾을 수도 없고... 선생님들이 좀 도와주세요.”
파주 법원읍 웅담리의 고금순(73) 할머니 사연이다.
할머니는 1946년 함경남도 흥남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시기인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 때 가족과 함께 제주도 피란민수용소로 갔다가 부산으로 옮겼다. 할머니 동생은 여동생 세 명과 남동생 두 명 등 모두 다섯으로, 부산에서 태어났다. 할머니가 애타게 찾는 막내 여동생은 고복순(1963년생 추정) 씨다.
할머니는 어머니(송정숙)가 막내동생을 출산한 후 중풍에 걸려 거동을 못 하게 되자 서울에서 식모살이를 했다.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파주 웅담리 사람과 결혼을 해 이제껏 노패동에서 살고 있다.
“내가 식모살이를 떠날 때 복순이가 미국으로 입양됐다는 얘길 들었어요. 엄마가 걱정할까 봐 아무 말도 못 하고 서울행 기차를 탔던 게 너무 가슴이 아파요. 그때 복순이를 찾았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꼭 찾았으면 좋겠어요.”
고금순 할머니는 구두공인 아버지가 구두 밑창을 꿰맬 때 썼던 실을 징표로 갖고 있다. 아버지가 큰 딸인 자신에게 물려 준 것인데, 이는 막내동생 복순이에게도 실을 징표로 주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현장사진연구소와 미국의 비영리법인 미앤코리아는 9월 초 웅담리를 방문, 할머니의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한 후 이미 등록된 해외입양인들의 DNA와 맞춰볼 계획이다. 고복순 씨의 소식을 알고 있는 분은 현장사진연구소(031-943-7600)로 연락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