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협동조합 파주바른신문 ‘바른체크팀’은 최근 파주시장에 출마한 후보가 정신질환으로 가정폭력을 일삼고 있다는 파주신문 보도와 관련 최종환 파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사실 관계를 요청했다. 최 후보는 딸아이의 아픔을 정치 도구로 삼는 것에 개탄스럽다는 해명서를 보내 왔다.
파주신문은 ‘최근 파주시장에 출마한 후보가 오래전부터 심각한 수준의 가정폭력이 있었으며, 이 때문에 딸이 학교를 그만두었다.’라며 최종환 후보의 아내가 지인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근거로 보도했다.
‘바른체크팀’은 우선 최 후보 딸의 중학교 자퇴(유예) 사유를 살펴보기로 했다. 학교의 결석 현황에는 감기나 학교생활 적응 장애가 있었으나 폭력이나 가정 문제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 자퇴에 따른 학부모 의견서에도 딸의 의견을 존중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최 후보의 정신질환 치료 여부 역시 건강보험공단 의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2017년 1월 불안장애로 인한 약 처방이 있을 뿐 정신과 치료 처방은 없었다.
‘바른체크팀’은 또 최종환 후보와 딸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평소 딸과 나눈 문자 대화 수백여 개를 가족 동의를 받아 확인했다. 딸은 2014년 12월 26일 ‘아빠 오는 길에 페레로로쉐 사주랑’이라는 글과 함께 상품 사진을 보냈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그래 사랑해 우리 딸...’이라고 답했다. 2015년 6월 1일에는 최 후보가 ‘메르스가 경기도 평택에서 처음 발견돼 전파되고 있음. 예쁜 딸 손씻기 잘하고 사람 많은 곳 피하삼.’이라고 문자를 보내자 딸은 ‘아빠도 오자마자 씻는 걸 기본으로 해야지 왜 씻지도 않고 내방 침대에 누워?’라고 답하는 등 문자 대화에서 가정폭력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딸은 2018년 4월 1일 문자에서 ‘아빠 파이팅 미세먼지 많고 공기가 안 좋은데 선거운동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마스크 쓰면서 해...’라며 선거운동을 걱정하기도 했다. 최 후보 아내와 지인의 대화가 녹음된 2017년 5월 무렵의 문자에도 ‘아빠 나 혼자 버스 타고 공연 보러 가는 길인데 이따 끝나고 아빠가 데리러 와야 해’라고 하자, 최 후보는 ‘알았어 10시까지 갈께.’라고 답하고 있다. 이러한 대화 내용으로 볼 때 최 후보의 정신병이나 가정폭력을 의심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보인다.
그럼 최종환 파주시장 후보의 아내와 대화를 나눈 지인은 누구이며 또 녹음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왜 지방선거 시기에 1년여 전 녹음이 언론에 공개된 것일까?
최종환 후보 가족은 녹음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은 하지만 또렷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정치적 쟁점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민중당 안소희 파주시의원은 녹음을 한 사람이 파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용수 예비후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2월 27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박용수 후보에게 전화가 와 약 30여 분 통화했다. 박 후보는 최종환 후보를 ‘분노조절장애환자’라며 그 근거로 최 후보 아내와 나눈 대화를 자신이 녹음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당내에서 잘 해결할 문제인 것 같은데 저한테 알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녹음 당사자로 지목된 박용수 예비후보에게 사실 확인 전화와 문자, 페이스북 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최종환 후보 아내는 왜 자신의 가정사를 지인에게 말하게 된 것인지도 앞으로 취재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