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의원은 오늘 선장을 잃어버린 파주시와 파주시시설관리공단에 대하여 쓴소리를 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본 발언이 특정 개인에 대한 감정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파주를 사랑하고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것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파주시의회 임시회가 열린 1일 본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희정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재홍 시장과 시설관리공단 임우영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손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특정 개인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파주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전제했다.
손 의원은 “시장 취임초부터 현재까지 재판이 3년째 진행되고 있어 파주시 이미지 추락과 시민들이 받은 상처는 무엇으로도 보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발언은 마침 본회의장을 방문한 10여 명의 노동자 속을 시원하게 했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일부 공무원도 고개를 끄덕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희정 의원의 시장직 사퇴 발언이 시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으려면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다. 최근 최영실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옷을 벗었다. 최 전 의원이 교도소에 구속 수감되고 1~2심을 거쳐 대법원에 상고할 때까지 시의회는 윤리위 회부는커녕 오히려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했다. 심지어 파주시민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의 징계 요청에도 시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며칠 전 같은 당 소속 이근삼 의원이 성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원으로부터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 여종업원의 휴대폰을 빌려 몇 년간 사용하고, 또 그 휴대폰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수차례 음란문자를 보냈다.
그럼에도 파주시의회는 공직사회의 부조리만 탓하고 있다. 특히 손희정 의원은 ‘의원윤리강령’ 등 시의회 규칙과 규정을 다루는 운영위원회 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최영실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정구속 되고, 이근삼 의원이 성폭력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는데도 의원직 사퇴 요구나 윤리위원회 회부 등 징계 절차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이근삼 의원은 이 날 손희정 의원의 시장직 사퇴 촉구 발언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손희정 의원은 자신의 5분 발언이 파주를 사랑하는 충정이며, ‘공정무사’한 것이라고 정말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문득 이름이 비슷한 이재홍 시장과 이재청 비서팀장이 친척이라며 당당하게 주장했던 손희정의 5분 발언이 새삼 떠오르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