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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

[사진이야기] 함께 하지 않은 사람들


최종환 파주시장과 이성철 파주시의원이 공식석상에서 무건리훈련장의 주민 피해를 문제 삼았다. 미군전용 공여지인 스토리사격장(215만 평)이 잠정 폐쇄되면서 주한미군 훈련이 무건리훈련장으로 몰리는 바람에 직천리, 웅담리는 물론 법원읍 시내 주민들까지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무건리훈련장은 500여 만 평에서 1,000만 평으로 확장됐다. 국방부는 훈련장 확장을 이유로 400년 된 법원읍 오현리 마을을 철거하고 주민들을 모두 내쫓았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자신의 묘비를 나무판에 새겨 국방부 정문에서 시위를 벌이고 금촌 길거리에서 삼보일배를 올리는 등 저항했다.

 

 당시 파주시는 주민들이 내건 펼침막을 기다렸다가 철거했다. 경찰은 주민들을 닭장차에 태워 연행하고 이를 항의하는 주민 수십여 명을 체포해 일부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수십여 명의 주민에게 벌금 10만 원씩 부과됐다.

 

 정치인들의 외면은 더했다. 군 장성 출신 국회의원은 아예 눈길도 주지 않았다. 주민들이 국회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사진전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었지만 그 국회의원은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뼛속까지 파주사랑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정치인 역시 주민들의 집회나 옛 직천초교에서 매일 밤 열린 촛불시위에 한 번도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무건리훈련장 바로 옆 마을 직천리가 고향인 파주시의원과 지난 지방선거에 파주시장 후보로 나와 누가 파주를 지켰습니까?’라고 외쳤던 전 파주시의회 의장은 되레 국방부가 빨리 수용하길 기대하는 쪽이었다. 조리읍 출신 전 파주시의회 의장은 더 황당했다. 주민들을 연행한 경찰을 격려하기 위해 컵라면을 사들고 파주경찰서를 방문했다. 당시 주민들은 경찰서 강당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지만 주민들에게 얼굴 한 번 비치지 않고 돌아갔다.

 

 무건리훈련장 확장을 반대하는 오현리 주민들은 결국 서울 각지에 도움을 요청했다. 각 대학교 학생들이 농활이라는 이름으로 싸움에 뛰어들었고, 통합진보당 등 시민사회단체가 합류했다.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오현리 주민 남창희 씨는 자신의 묘비를 만들어 국방부 정문에서 항의하고 돌아와 집 기둥에 목을 매 자살했다. 남창희 씨는 파주경찰서 앞에서 연행 주민 석방시위를 하다 벌금 200만 원 처분을 받기도 했다.

 

 파주시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무건리훈련장 확장 반대 싸움에 행정당국과 정치인들이 아주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갖고 주민 편에 서 있었다면 10여 년이 지난 오늘에 다시 무건리훈련장의 피해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히 대의기관인 파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법원읍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환 파주시장과 이성철 파주시의원이 무건리훈련장 피해 대책을 공론화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무건리훈련장 문제를 맨 앞자리에서 듣고 있던 민중당 안소희 의원은 듣고 있으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무건리훈련장 문제는 과거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가 해결해야 할 미래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안 의원은 10년 전 오현리 주민들과 함께 훈련장 확장 반대 싸움을 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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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파리 이야기에 유명인과 술집이 그렇게 중요한가? 1960년대 파평면 장파리 현대사를 얘기하다 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가수 조용필이다. 조용필이 고등학교 때 장파리로 가출해 미군 클럽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다는 것이다. 그 클럽은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에 나오는 ‘라스트 찬스’이다. ‘라스트 찬스’ 이름의 진실은 지난 호에서 언급했으므로 생략한다. 파주바른신문은 2021년 5월 한겨레신문과 함께 조용필 씨가 파평면 장파리 미군 클럽에서 노래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조용필 씨 매니저를 접촉했다. 그런데 매니저는 공식적으로 얘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겨레도 흑역사로 치부될 수 있는 과거를 뚜렷한 사실관계 없이 지역이나 특정 목적 홍보에 이용하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 얘기는 조용필 씨와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술자리 정도에서나 나눌 얘기라고 덧붙였다.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는 가수 조용필 씨가 ‘라스트 찬스’에서 노래를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마을이야기에 왜 술집과 유명인들을 앞세우는지 알 수 없다. 조용필 씨가 장파리에서 노래를 했든 안 했든 그것이 왜 마을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걸까?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본격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