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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

[사진이야기] 행정대집행과 따붙이기 언론

사진은 지난 11월 28일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홀박스(대기실) 유리문에 머리를 박고 파주시의 행정대집행에 저항하는 성노동자 모습이다. 이 성노동자는 용역업체 철거반이 그라인더로 문틀을 잘라내는 내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라인더의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틀이 심하게 흔들려도 유리에 밀착된 성노동자의 이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유리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붙여놓은 주황색 테이프 사이로 비친 눈가에는 땀처럼 보이는 눈물이 서려 있었다.

 대기실 문짝 네 개를 들어내기 위해 철거업체 직원, 경찰, 공무원 등 수십여 명이 골목을 에워쌌다. 이날 행정대집행 건물 중 대기실만 무허가 시설이었다. 대기실 바닥에 앉아 저항하는 너덧 명의 성노동자는 대기실과 문틀 사이가 조금씩 벌어지는 공포감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라인더 소리가 멈추고 문틀이 통째로 들어올려지자 유리에 이마를 밀착하고 있던 성노동자가 “이 추운 겨울에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거예요?”라며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곧이어 행정대집행 철거반 중 한 명이 누구의 지시인지 다른 동료에게 “전기를 끊어버려..”라고 명령했다. 성노동자들은 전기가 무허가냐고 항의했다.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 최대 규모 행정대집행’이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자료를 냈다. 용역업체 직원 260명, 공무원 20명, 경찰과 소방서 인원 등 총 636명이 동원돼 위반 건축물 총 14개 동 중 영업공간으로 사용하는 대기실 등 9개 동에 대해 부분 철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업주가 흉기를 들고 경찰에 맞섰다고 덧붙였다.




 언론은 이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따붙여 보도했다.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의 행정대집행 기간 중 지역언론 기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JTBC, KBS, MBN 등 중앙언론은 밀착취재팀을 구성해 4일간 취재 보도했다. 현장 취재를 하지 않고도 마치 사실을 보도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따붙이기’ 언론의 모습을 보면서 행정대집행을 받아야 하는 집단이 누구인지 생각해본다.




  중앙언론과 함께 파주시의 행정대집행을 4일 동안 밀착 취재한 파주바른신문은 현장의 생생한 사진을 독자들에게 5회에 걸쳐 보도할 예정이다.




 



오늘의영상





성노동자 인권침해 진정에 대한 파주시 입장문을 보며… 대추벌 성노동자모임 자작나무회가 18일 파주시의 강제 철거에 따른 인권침해를 호소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파주시는 곧바로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성매매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그런데 파주시가 입장문에서 언급한 2023년 국가인권위 발간 인권보도 참고 사례집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성매매 종사자나 여종업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성매매가 마치 합법적 직업인 것처럼 간주될 위험이 있어 성매매피해자 등으로 표현할 것을 권고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인권위 권고는 표현에 따라 성매매가 합법적 직업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는 것이지,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침해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2010년 설립된 유엔여성기구는 “성매매와 성노동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이다. 유엔의 역할은 모든 여성이 폭력, 학대, 착취, 차별, 낙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주거권 보장 없이 진행되는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철거에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당사자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성노동과 성매매 정책은 반드시 해당 개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