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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시장님, 그럼 저희를 공무원으로 써 주실 거예요?”

“시장님, 여기(성매매집결지)를 없애면 아가씨들 밥과 청소를 해주며 먹고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요? 세상 사는 게 얼마나 답답하면 나이 들어 여기 나오겠어요? 대책을 마련해 주시겠다고요? 어떻게 마련해 주실 건데요? 저희를 뭐 공무원으로 써 주실 거예요? 아무런 대책없이 이렇게 하시는 건 아니죠.” 파주 성매매집결지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는 정 아무개(62)씨가 집결지를 찾은 김경일 시장에게 한 말이다.




 김 시장은 3일 밤 9시께 복지정책국 이주현 국장을 비롯 소통홍보관실 강영도 언론팀장과 전송자 홍보기획팀장 등을 대동하고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근무자를 격려 방문했다. 김 시장이 근무자들과 격려의 악수를 나눌 때마다 시청 소속 직원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집결지 골목을 차량으로 둘러본 김 시장이 차에서 내리자 집결지 종사자들이 김 시장을 에워싸고, 또 다른 종사자들은 주차돼 있는 시장의 관용차 앞을 가로막았다. 김 시장은 “불법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라며 성매매집결지 해체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리고 “서너 달 안에 종사자들의 자활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그에 따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라는  파주시의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종사자들은 김 시장의 발언에 “그렇게 조례를 제정하고 대책도 마련할 거면 모두 준비된 다음에 우리에게 제시를 하면서 그 제안을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동원하든가 해야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무조건 이렇게 건물 앞에 감시초소와  CCTV를 설치해 인권침해를 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인가?”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김 시장은 종사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주차장에 세워 둔 관용차 쪽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차량을 이용해 집결지를 빠져나갔다. 김 시장이 떠난 뒤 종사자들은 이주현 국장을 에워싸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인권침해가 분명한 감시초소를 철수하라는 요구였다. 이 국장은 자리를 옮겨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집결지 정화위원회 사무실에 모인 종사자들은 이 국장에게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 국장은 시장님의 일정을 확인한 후 면담 날짜를 잡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화 도중 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 한 아무개 대표가 여성가족과 TF팀장에게 사무실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주현 국장이 담당 공무원이라고 양해를 구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결국 여성가족과 과장, 팀장, 주무관 모두가 쫓겨났다.




 결국 이날 파주시와 성매매집결지 종사자들은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후 헤어졌다. 그런데다 집결지 해체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가족과 직원들이 종사자들의 거부로 대화에 참여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파주시가 종사자들을 위한 지원 조례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 김진기 파주부시장은 최근 이미 성매매집결지를 떠난 여성을 면담해 조례 제정에 필요한 얘기를 듣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종사자들과는 접촉을 못 하고 있다. 

 

 종사자들은 이날 낮 성매매집결지 안에 CCTV를 설치하려는 작업차량에 올라가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며 항의하는 등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해체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하루가 다르게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관련기사>

전운 감도는 성매매집결지걷기 행사에 대청소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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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청원서 수리 찬반 동수 얻어 낸 파주시의회대의기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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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주민화합에 기여한 바 크므로성매매집결지에 감사패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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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에서 성매매집결지에 보낸 두개의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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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폐쇄 대화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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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시장 성매매집결지 없어진 줄 알았는데" 5년간 1836백만 원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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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여성 파주시의회에 청원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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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가 우리의 인권을 걱정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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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사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페쇄를 위한 여행길 걷기 행사가 30일 진행됐다. 참가자 대부분이 공무원이다. 참가자와 집결지 종사자들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 기동대가 땡볕에 열을 지어 서 있다. 검은 옷에 모자를 눌러 쓴 성노동자와 여성단체 회원들도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모두 고생이다. 경찰 무전기로 용주골 문화극장에 모여 있던 여행길 참가자 소식이 들려온다. 80명이 이동했다는 연락이다. 경찰 기동대 발소리와 함께 성노동자와 업주들도 긴장하기 시작한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갈곡천 연풍교를 지나는 모습이 가림막 틈 사이로 보인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집결지 안으로 들어온다. 참가자들은 “김경일 파주시장 때문에 연풍리 1-3구역 재개발의 희망이 무산됐다.”라는 내용의 펼침막 20여 개가 걸려 있는 길을 따라 걷는다. 참가자들은 성노동자 대기실인 유리방을 힐끗힐끗 들여다본다. 한 참가자는 유리방 안에 있는 빨간색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에 앉아 있는 건가 봐.”라며 호기심에 찬 손짓을 한다. 갈곡천 콘크리트 제방과 집결지 건물 사이의 그늘막을 벗어나자 한 참가자가 양산을 꺼내 쓰고 성노동자들을 구경하듯 쳐다보며 걷는다. 그러자 한 여성단체 활동가가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