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기지촌 할머니들이 라면 한 상자를 받아들며 “이렇게 여러분들한테 신세를 지며 살아갈 줄 정말 몰랐습니다. 우리가 갚을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잘 먹겠다고 꼭 전해주세요.”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파주시청 육상부 장예은 코치와 현장사진연구소 조영애 사진가가 14일 라면을 손수레에 실어 골목골목 살고 있는 할머니들을 찾아 전달했다. 라면은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한 파주시 공기업 이사장이 국가재난지원금으로 구입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의 부탁도 있었다. “요즘 우리의 과거 생활을 듣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몇 명만 소개해달라는 부탁까지 하는데 그건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오랫동안 서로 나누다보면 자신의 얘기를 스스로 하지 않겠어요?”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사진은 미군 기지촌 여성이 1960년대 중반 임진강 리비교를 배경으로 찍은 모습이다. 1936년생인 이 사진 속 여성은 얼마 전 세상을 마감했다. 마을에서 깜둥이 엄마로 불린 이 할머니는 스물여섯 살에 미군클럽과 유흥주점이 즐비한 파평면 장마루촌에 들어왔다. 파평면 장파리는 영화 ‘장마루촌의 이발사’ 촬영 장소와 가수 조용필이 클럽에서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할머니는 매일 술 취한 미군이 득실대는 다방과 클럽에서 낮과 밤을 보냈다. 서쪽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임진강 리비교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리비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1953년 7월 4일 건설했다. 임진강 너머 민간인통제구역 안에는 15개의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는데 저녁이면 일과를 마친 미군들이 미제물건을 어깨에 들쳐 메고 리비교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양키물건을 사려는 사람들과 미군병사를 꼬셔 술집으로 데리고 가려는 포주, 클럽 여성들이 뒤섞여 리비교는 매일 전쟁터 같았다. 할머니도 나중에 아이 아버지가 된 흑인 미군병사 ‘존슨’을 리비교 앞에서 만났다. 둘은 월셋방을 얻어 동거를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계약결혼이다. 그리고 1965년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입법 예고 중인 가운데 파주시의회 이효숙, 최창호 의원이 코로나19 국가재난지원금 전액을 파주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로 바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기지촌 할머니들에게 기부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두 의원은 24일 임진각 농산물센터에서 쌀과 홍삼양갱, 친환경 칼라 방울토마토가 든 농산물꾸러미 30상자를 구입해 문산 선유리 등 옛 기지촌 지역에서 쪽방생활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 전달했다. 할머니들은 “파주시의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이렇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와 줘 정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효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은 박은주, 이용욱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고, 손배찬, 최창호, 박대성, 최유각, 조인연, 윤희정 의원이 찬성했다. 한편 지역구가 금촌인 한양수, 목진혁, 안명규 의원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임대주택과 생활안정, 의료비 지원 등이 담긴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는 5월 27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오는 6월 파주시의회 정례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아래는 입법 예고 중인 조례안
“엄마 좋은 소식이 있어. 파주시에서 기지촌 여성을 도와주는 조례 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대. 그렇게 되면 엄마와 이모님(기지촌 여성)들이 매일 걱정했던 집세랑 병원비, 이런 거 지원을 해주게 되는데 파주시의원님들이 애써가지고 곧 통과될 거래...” 장예은 육상 코치가 요양원에 있는 엄마와 전화 통화를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요양원을 찾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쏘냐 장예은 선수는 1987년 문산 선유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주한미군과 한국여성 사이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하다가 농구로 바꾼 쏘냐는 2006년 춘천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에 입단했다. 그러나 프로농구 선수로 뛰던 쏘냐는 2008년 2월 평소 눈여겨 본 지인들의 권유로 다시 육상을 시작했다. 키가 큰 데다 머리가 작고 다리가 길어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체형을 갖췄기 때문이다. 쏘냐는 수직 운동인 농구를 하다가 수평 운동으로 바꿔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제6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800m 결승에서 2분12초7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쏘냐는 엄마 샌디와 통화하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샌디는 딸 쏘냐의 눈물을 금방 알
파주 기지촌 여성의 생활안정지원과 실태조사 등을 담은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통합당 이효숙 파주시의원과 여성단체가 22일 파주시의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기지촌 여성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파주여성민우회 윤숙희 대표와 고정희 사무국장 등 5명은 “한국전쟁과 함께 형성된 미군 기지촌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라도 국가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실태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라며 이효숙 의원에게 조례에 반영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효숙 의원은 “경기도의회에 상정된 기지촌 여성 지원 조례 통과를 지켜보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다음 오는 6월 발의할 예정이다. 좋은 조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여성단체의 적극 참여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는 임대보증금 지원, 생활안정금 지원, 의료비, 간병인, 법률 상담, 장제비 지원 등을 담고 있으며, 기지촌 여성에 관한 역사적 자료의 수집과 진상조사, 인권보장과 명예회복, 자녀의 생
‘장파리의 이발사’, ‘장마루촌의 이발사’라는 소설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 그 소설을 읽었는지, 누가 썼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논산에서 훈련을 마친 후 여기저기 보충대를 거쳐 장파리에 도착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단어이다. 40여 년이 흘렀다. 살아가면서 문득 문득 장파리가 생각나고 리비교가 생각났다. 리비교, 그리고 허름한 술집... 가끔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변해 버린 파주 주변을 갈 일이 있으면 스쳐라도 볼 생각으로 내비를 검색해 봤으나 리비교는 검색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막연히 리비교라는 다리가 없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문득 파평면을 지나다 그 어디쯤 되는 것 같아서 작정을 하고 리비교와 장파리를 찾았다. 그런데 리비교는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고 출입구를 찾을 수도 없었다. 술집과 다방으로 넘쳐나던 장파리는 세월을 뛰어넘은 듯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었다. 내 기억 속의 리비교는 이랬다. 좁은 2차선 도로를 100여 미터 들어가면 리비교 우측에 관사 같은 오래된 시멘트 건물이 있고, 다리 입구 좌측에는 헌병검문소가, 검문 초소 뒤에는 보안반 사무실이 있었다. 우리 부대를 가려면 약 300-400미터로 기억되는 리비교를 걸어
파주 기지촌 여성의 실태조사와 생활안정지원을 위한 조례가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의회 자치행정위 전문위원실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이효숙 의원이 조례 제정에 필요한 각계 의견과 자료를 검토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시민들과 직접 호흡하는 생활정치를 실천하고 있는 이효숙 의원은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결혼 후 문산시장 안에서 선물코너를 운영했어요. 그러니까 첫 아이를 낳았을 때니까 한 35년 됐나 그럴 거예요. 그때 참, 장사가 잘 됐어요. 양색시라고 불린 기지촌 여성들이 단골손님이었죠. 해가 지나면서 이 여성들과 깊은 얘기를 나누고는 했는데 참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더라고요. 그때 그 여성들이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오갈 데가 없는 데다 보살펴 줄 사람들도 없어 너무 안타까워요. 이 조례가 잘 만들어져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는 임대보증금 지원, 생활안정금 지원, 의료비, 간병인, 법률 상담, 장제비 지원 등을 담고 있으며, 기지촌 여성에 관한 역사적 자료의 수집과 진상조사, 인권보장과 명예회
다 글렀다... 이재(제)는... 청춘도 꽃... 時節(시절)도 꿈같이 흘렀서라. 차라리... 꽃잎처럼 苦惱(고뇌)와 피투성이에 젖은 이 몸을 이 강물 위에 던져 彼世(피세)에서 나의 행복을 구하면 어떠리 아 안타까운 나의 祈願(기원)이여... 단 한번이라도 그대와 만나고저 살고 있소... 위 글은 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파평면 장파리 임진강에 건설한 리비교 철빔(거더)에 남아 있는 내용이다. 마치 한편의 詩(시)로 읽혀진다. 글 옆에는 ‘조국통일’이라는 큰 글씨가 페인트로 쓰여 있다. 작자는 별과 꽃도 그려넣었다. 이 글은 파주시가 다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는데, 아마도 다리 공사에 동원된 한국군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1952년 11월 엑스레이 프로젝트로 명명된 임진강 콘크리트 다리 건설에는 한국인 노동자 150여 명이 동원됐다. 당시의 임진강 칼바람은 혹한의 추위였다. 김호덕 상병이 1953년 1월다리 공사 중 전사했다. 그렇게 사투를 벌인 ‘엑스레이 브릿지’는 미국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대전지구 전투에서 사망한 리비 중사의 이름을 따 ‘리비교’로 헌정됐다. 파주시는 현재 한국전쟁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리비교를 여섯 토막으로 잘라 철거하
파주시가 임진강 리비교 교각을 여섯 토막으로 잘라 철거한 후 이를 미래유산으로 역사공원에 세울 계획이라는 본지 보도(3월 8일자)와 관련, 파주시가 건설사와 협의해 두 토막으로 잘라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12일 건설 전문가들과 함께 예인선을 타고 임진강 리비교 교각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바지선 크레인 성능을 더 보강해 교각 중간 지점을 자른 후 임진강 선착장 위쪽에 적재했다가 역사공원이 조성되면 옮길 것을 결정했다. 1953년 7월 4일 준공된 임진강 리비교는 높이 13.5m에 폭 6.6m의 교각 8개로 건설됐다. 그러나 2016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통행불가 판정을 받았다. 파주시는 상판과 교각을 미래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리비교 앞에 역사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파주바른신문은 미래유산이 될 리비교 교각이 여섯 토막으로 잘려지고 교각 하나에 직경 150mm의 구멍 16개가 뚫린 채 철거된다는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다.
1953년 건설된 리비교 상판이 철거되고 교각에 구멍이 뚫린다. 카메라는 겨우내 그 현장을 목도했다. 가슴이 임진강 칼바람만큼이나 시리다. 너댓 살 때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리비교를 수없이 건넜던 아련한 기억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집 사랑방에 미군 병사와 함께 세 들어 살던 옥난이 누나가 저녁 무렵 립스틱 짙게 바른 얼굴로 리비교 검문소 앞에 서서 미군을 기다리던 처량함 때문만도 아니다. 지난 3일 ‘파주 미래유산 발굴과 관리방안 수립 용역 보고회’와 전문가 토론회가 있었다. 파주시의회 안소희, 박은주 의원과 서울연구원 민현석 연구위원, 배재대학교 건축학부 김종헌 교수, 현장사진연구소 이용남 사진가, 관련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 대부분은 리비교를 근현대사 미래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미래유산 담당 공무원도 리비교를 미래유산 1호로 꼽았다. 파주시의회는 리비교 철거 예산을 지난해 의결했다. 유일하게 최창호 의원만 리비교의 보존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일부 의원들은 정치적 셈법에 따라 뒤끝을 흐렸다. 특히 시민단체 출신 시의원의 모습이 그러했다. 파주시는 리비교를 미래유산으로 지정하겠다고 하면서도 교각은 철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벌써 떨어졌어요? 아니 지금이 몇 신데 없다는 거야! 나눠준다고 약속한 그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왔는데 마스크가 없단 말이야? 이건 너무한 거 아니야? 톄레비 보니까 장관, 국회의원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던데 왜 우리한테는 차례도 안 온단 말이야?”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문산우체국을 찾은 70대 문산 주민이 우체국 직원에게 역정을 내며 한 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보건용 마스크를 우체국에서 판매한다고 밝힌 28일 문산우체국은 오전 10시께부터 지역주민들과 언론사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판매 시간은 오후 2시였다. 이날 정부가 우체국에 배당한 판매량은 350장이다. 한 사람당 5장씩 70명분이었다. 비표를 받은 주민들이 우체국 1층 복도부터 2층 계단까지 늘어섰다. 비교적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마감이 됐다는 우체국 직원의 안내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거나 항의를 하다 발길을 돌렸다. 파주 문산지역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다. 박정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중국유학 교우총연합회’와 ‘우한대 한국총동문회’는 마스크 300만 장을 정부 전세기를 통해 중국에 보낸 바 있다.
파주시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와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한국 해외입양인 경제 정책 콘퍼런스에 초청돼 해외입양인과 친생모를 위한 엄마 품 동산을 확장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방미 중인 문화교육국 황수진 국장은 22일 버클리 ‘데이비드 브라워 센터’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최종환 시장을 대신해 해외입양인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파주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날 모인 학자 등 입양인 200여 명은 파주시의 발표에 큰 박수를 보냈다. 콘퍼런스에는 최종환 파주시장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으로 영상메시지를 전달했다. 방미단은 황수진 국장과 안승면 관광과장 등 5명이다.